잊혀지지 않는 어릴 적 실수들 중 하나: 공중전화 카드 사건

나 아직 서툴기에,
차가웠던 그대 두 손 감싸주지 못했고
나 아직 서툴기에,
돌아서던 그대 뒷모습 차마 잡지 못했습니다.

기억이란 것은 시간이 지날 수록 차차 희미해져갑니다. 빠르게 흘러들어오는 정보를 감당하지 못해 이미 저장되어 있던 기억의 단편들을 하나 둘 차내버리는 경우도 많네요. 가슴 시렸던 기억, 흥분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기억등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단 기억들도 차츰 잊혀져 갈 때가 많은 데,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는 기억들 중 하나가 어렸을 적 기억들입니다.

공중전화 카드 사건

아아, 도대체가 왜 그랬는 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딱히 좋아했던 여자아이도 아닌 것 같은 데, 왜 밉상스런 일을 했는지는 도통 이해가 안가는 군요. 이 일로 부모님께 맞거나 한 것 같지는 않네요. (기억에 남아있지 않거나) 그 친구하고 사이가 서먹서먹해졌었는 지, 어떻게 되었는 지도 기억이 안나네요. 별로 중요치 않았던 사건있을까요?

무슨 짓을 했냐하니, 같은 반 여자아이의 공중전화 카드를 가위로 자른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대충 이러했었던 것 같네요.

공중 전화카드 뒷면을 보면 검은 띠가 있죠? 이 자기테이프 부분을 통해 카드에 돈이 얼마나 남아 있는 지를 알 수가 있거든요 (아니면 그렇다고 그 여자아이한테 들었습니다. /먼산) 부서진 전화카드를 돈으로 환불받기 위해 검은 띠 부분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는 데, 그걸 무슨 생각을 먹은 건지 제가 잘라버린 겁니다. 고무줄 놀이 하는 여자아이들, 고무줄 끊어 본 적도 없지만, 아마 그리 하는 것 보다 더 악랄한 짓을 한게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드는 군요. oTL

이 친구의 이름은 앨범을 뒤적거리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걸을 보면, 아무래도 큰 잘못을 한 것을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나 봅니다. 앞으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에요.

한편으로는 감정의 표현이 서툴기에 그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마음에 제대로 사과도 하지 못했었던 것 같은 데, 이 자리를 빌어, 미안했노라고 다시 한번 사과하고 싶습니다. (__)

추-
무슨 바람이 불어, 이런 글을 쓸려고 마음을 먹었는 지는… 모르겠네요. (털썩) 그냥 고해일련지도…

4 Replies to “잊혀지지 않는 어릴 적 실수들 중 하나: 공중전화 카드 사건”

    1. 흠 너랑은 초등(국민)학교때 한번도 같은 반이 된 적이 없으니.. 이름 말해줘도 모를지도. 뭐 기억이 안난다는 건 진짜 사실이야! 이럴때 도움이 되는 건망증. (먼산)

      카드가 한두푼짜리도 아니었고, 꽤 되는 것이었기에 만원짜리 새 카드를 사줬던 기억이 나네.

  1. -_- 오…… 새 카드를 사주다니….. 죄책감 느낄 필욘 없네… 대단한데 그당시 만원이며 꽤 큰돈인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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