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는 말이 없다.

가끔씩 울컥하는 일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자기 자신은 얼마나 잘났는 지, 타인의 일을 크게 부풀려서 마구 욕을 해대는 것을 보면, 인간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 지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있으나 마나 한 상태에서 존재 자체가 세상의 해가 되는 경우로 말입니다.

말이 좀 심했다고 생각되시는 분은 아마 여기서 읽는 것을 중단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이왕 시작한 거, 가볍게 써나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욕을 안하고 쓰는 것 자체가 이미 최대한의 예의를 표했다고 생각됩니다.

평생 살다가 단 한번도 마주칠 적이 없을(는) 사람에게 마치 자신이 옳은냥,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냥 정의의 심판을 내리려 하는 것은 도대체가 스스로는 얼마나 깨끗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스스로는 생산활동을 하지 않는 체, 온갖 배설물과 오물만 뱉어내는 자신이 부끄럽지는 않는 겁니까? 집에서 오냐 오냐, 귀여움만 받고 자랐기에, 자신이 굉장히 소중한 존재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구박과 외면 속에 자랐기에 타인도 똑같은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요즘 인터넷이 급속도로 대중화되고, 신기술 자체의 보급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순수하게 남아 있지 못하고 타락해져가는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선택은 개인이 하는 것이라, 단순히 환경을 탓하기는 힘들지만, 가끔 요즘 세상 흘러가는 것을 보면 순수함이 되려 손해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겠습니다. 하지만, 자기방어가 정작 필요할 때 나오질 않고, 시도때도 없이 남을 공격해대는 것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생각하는 건지 의문이 가는 군요. 정작 자신이 욕을 먹을 때는 어떤 생각을 할련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관심이 필요한 것일까요?

. 애정결핍?

요즘 타인과의 접촉을 단절하고는 컴퓨터 앞에서 24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 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애정결핍증을 앓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현실적으로는 관심을 끌 수 없으니, 가상의 세계에서라도 관심을 끌어볼 까 생각하는 건 아닐까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온전한 생각을 지닌 상태에서 어떻게 감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마구 해댈 수 있겠습니까. 웃는 얼굴에도 침 뱉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이 들입니다.

. 망자를 욕하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 죽은 뒤에 누가 자기 무덤에 침을 뱉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다만 자신의 감정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냐 하지 않느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평소에 시디 한장 사주지 않을 사람들이 가수의 자질을 논하기 보다는 개인적인 사생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치마 끝이 짧아질 수록 음흉한 생각만 늘어갈 사람들이 되려 특정인들을 욕하는 것을 보면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단순히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좋게 보지 않는 것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그걸 직접적으로 익명성을 방패로 삼아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말을 해대는 게 그렇게 좋습니까?

. 위선

혼자서 당당하게 남을 욕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됩니다. 괜히 뒤에 숨어 있다가 군중이 움직이길 엿보는 사람이 대다수 일거라 믿습니다. 평상시 알게 모르게 욕을 하다가도, 막상 분위기가 아니다 싶으면 박쥐마냥 180도 달라지는 사람들이 꽤 될 거라 믿습니다. 평소에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 있는 데, 혼자서든 공개적으로든 욕을 해대다가도, 괜히 남이 하면 이건 아니잖느냐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는 행동은 애시당초 욕만 해대는 사람보다 더 나쁩니다. 병 주고 약 준다고, 막상 닥치고 나니 죄의식이라도 느끼는 걸까요? 평소에 따스한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었습니까?

. 결국엔

추모하고 위로하고 어쩌고 하는 건 개인적인 선택이고, 평생 마주치지도 못한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 또한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지금 당장에도 가난과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단 한번이라도 그들을 위해 슬퍼한 적이 있습니까? 독립을 위해 피를 흘리고, 자유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많은 이들을 위해 단 한번이라도 눈물 흘려본 적이 있냐는 겁니다.

제 3자에 불과할 사람들을 위해 눈물 흘리는 사람을 탓하지는 않겠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비하하고 욕하는 이를 탓하지도 않겠습니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지라’고, 누군가를 비난할 자격이 제게 있지도 않고, 평가하지도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 다시 묻겠습니다. 살아서도 그리고 죽어서도 욕을 먹어야 할 정도의 대우를 받을 사람이 이 세상에 그렇게나 많았습니까? 무관심도 무섭지만, 돌려놓고 생각해서 자신이 받았을 때 섬뜩할 정도의 관심이라면 애시당초에 마음 속에만 묻어두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