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을 쓰면 바보 소리 듣는 세상 하나: MP3 불법 공유, 정품 소장 가치의 증대와 인터넷 종량제 도입은 어떨까?

정품과 비정품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는 요즘, 돈 내고 정품 쓰면 바보소리 듣기 딱 좋습니다. 물론 바보라고 불리울 만큼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지만, 주위 사람들에게서 ‘돈 많은 놈’ 소릴 들어야 할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우선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것을 떠나서, 이용자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만족시켜주는 지를 따져보면 왜 정품 사용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아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음반 시장이 점점 축소화 되는 것은 시디 매체의 판매 감소에서 온 것이지, 노래를 듣는 것이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통해 노래를 듣느냐고요? 애플 아이포드가 부리나케 팔리고, 각종 휴대폰에서 ‘MP3’ 재생을 지원하는 것을 보면 요즘 대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 다들 잘 알고 계실 MP3. 이 MP3가 참 간편합니다. 컴퓨터나 오디오 시스템에 시디를 넣고 돌릴 필요도 없고, 단순히 더블 클릭으로 재생이 되는 파일 매체. 더욱이 저장 매체의 용량 증가로, 한번에 수십, 수백개의 곡을 평소 들고다니는 MP3 재생기나 휴대폰에 넣고,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으니 거부할래야 거부할 수가 있어야지요. 이제는 생활 필수품이 되어버릴 정도로 커져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게 간편한 덕분에, 공유 자체도 쉬워졌습니다. 예전같이 ‘노래 참 좋더라, 너도 들어봐라’ 라며 자신의 시디나 테이프를 빌려줄 필요 없이 단지 메신저로 ‘보내’주기만 하면 됩니다. 눈깜짝할 사이에 전송되는 인터넷 속도도 MP3 대중화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한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다만 너무나도 간편(단)하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MP3파일에 있어서 정품과 비정품의 차이가 없습니다. 요즘 MP3를 구입가능 한 곳이 많은 데, 실제로 돈을 내고 구입한 MP3 음원의 경우 어둠의 경로로 구하든 자신이 구입한 시디를 따로 립했든 차이가 없는 것이 현실이며, 되려 DRM에 막혀 자유자재로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크나큰 약점이기도 합니다.

시디를 무작정 사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시디 구입은 소비자의 선택이니까요. 솔직히 CDP 들고 다니시는 분이 극히 드문데다가, 개인적으로 일일히 MP3로 다시 리핑하는 수고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더이상 시디에만 집착할 수는 없습니다. MP3 구입을 활성화 시키는 수 밖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지 MP3 불법 공유를 줄이고, 구입 자체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까요?

소장 가치 증대

MP3는 시디 처럼 손에 들 수가 없습니다. 시디 앨범을 뒤적이며 느낄 수 있는 촉감의 개념이 없다는 겁니다. 시각적인 효과도 굉장히 줄어드는 것이, 앨범 커버는 어떻게 구한다고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프린팅 되어 있는 세세한 내용은 MP3 구입을 통해서는 손에 쥘 수가 없거든요. 따라서 시디 음반에서 느낄 수 있는 소장가치를 MP3를 통해서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우선은, MP3 파일의 편집 자체가 용이하다는 것을 무기로 삼는 것은 어떨까요? 단순히 시디에서 리핑할 수 있는 MP3파일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MR버전을 함께 제공 (사면 같이 포함, 따로 구입이 아니라) 하는 겁니다. 노래 부르기 연습하는 분들에게도 좋을 테고, 따로 음악 작업하는 분들에게도 용이할 것 같군요. 사서 듣는 것이 불법 공유를 통해서 구해 듣는 것보다 메리트가 있어야 관심을 끌 것 아니겠어요.

그 외에도 갖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음반 업계에 일하는 것이 아니니, 장황하게 늘어놓지는 않겠습니다.

인터넷 종량제 도입

우선 공유라는 것은 주는 사람이 있기에 시작되는 겁니다. 받는 사람만 있으면 공유라는 것이 애초에 시작될 수가 없겠지요. 아무래도 대부분의 불법 공유를 근절하는 한가지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인터넷 종량제는 어떨까요? 통신 업체에서 이용자가 사용한만큼 돈을 받는 겁니다. 물론 모든 정보 이용료가 다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서 계약이 되지 않는 업체로 오고가는 트래픽에만 요금을 적용시키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방송국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용자가 돈을 내고 합법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는 경우의 트래픽은 제외하는 겁니다. 이미 애초에 통신 업체측에서는 트래픽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 지 다 분석 가능한 상태일거고, 요금에 포함되지 않는 도메인이나 사이트만 제외하면 되겠네요. 다만 프록시등을 사용해서 우회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하나의 컴퓨터에서 또다른 컴퓨터에 도달하는 것을 볼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곳을 분석해야 될텐데, 이 부분은 네트워크 쪽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완벽히 알지는 못하겠군요. 차후에 검색을 조금 해 본 후에 추가하겠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P2P공유 반대하는 대다수의 의견 자체가 아무래도, ‘나는 돈 내고 사서 쓰는 데, 왜 너는 공짜로 쓰고 있냐, 이 나쁜 놈아’ 식의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솔직히 맞는 말이지 않습니까. 공짜로 쓰는 사람 보고 배가 어찌 안아플 수가 있겠어요. 하지만, 불법 공유를 때려 잡는 것에만 열중할 것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눈에 띌 정도의’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가야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정품 사용의 길로 이끌 수 있지 않을 까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6 Replies to “정품을 쓰면 바보 소리 듣는 세상 하나: MP3 불법 공유, 정품 소장 가치의 증대와 인터넷 종량제 도입은 어떨까?”

  1. 너무나도 이기적인 생각이란걸 알지만..
    지금처럼 무료로 수많은 곡을 접하는 지금이 행복한 시대인것 같네요..
    물론 잘못된 생각이지만요…
    불법공유가 음악발전에 많이 피해를 주는것을 압니다.
    그걸 생각하면 불법공유는 막아야 겠고… 무료를 생각하자니 아쉽기도 하네요..ㅋㅋㅋ 참 이기적이죠??ㅋㅋ

    1. 역지사지라는 게 참 힘들다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자신이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않는 이상, 100% 공감하기 힘들다고 믿습니다. 불법공유가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는 다는 것이 참 쉽지가 않지요. 🙂
      환경이 너무 좋아져서 그런것도 같네요. 서서히 주어진 것들을 (인터넷 환경등등) 줄여나가면 자연스레 불법공유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 소프트웨어라는게 너무나도 적은 비용으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겠네요. 아무리 좋은 음원이라도 결국 0과 1의 나열일 뿐이니까.
    사실 외국에서도 소프트웨어 저작권 때문에 큰 진통을 겪은 적이 있었죠. 아직 해결되지는 않은 것 같고.. 제도적인 차원의 대안도 중요하겠지만, 조금씩 의식을 개선해나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1. 왜 정품을 사야하는 지 보다, 정품을 사면 왜 좋은 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되네요. 뭐 제가 감히 왈가왈부할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3. 프로그램/소프트웨어를 두고 얘기하자면, 지금 현재 사용중인 프로그램을 50% 이상 정품 구입을 했다 생각하면, 그 액수가 “벌벌”. 정말 제가 생각해도 정품 사용자에 대한 혜택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업체 입장에서야 모든 factor를 고려한 후 정한 가격이겠지만, 소프트웨어 가격들은 감당하기 힘들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가격을 내리는 혜택은 크게 도움이 되질 않을것 같습니다. 10불 이던 50불이던 100불이던, 무료로 구할 수 있으면 구하고 싶어지는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일테니깐요. 먼가 손에 쥘수 있는 그런 혜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말 풀기 어려운 숙제죠.

    1.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약간 부족하더라도, 프리웨어로 대체할 수는 있지만 정작 그렇게 하기 힘든 건 사실입니다.
      iF님 맥 사셨는데, 사용기나 감상기 올리실때가 슬슬 되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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