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대학등록금 인하 관련 발언

이명박 대통령이 2일 대학등록금 인하에 대해 “등록금이 싸면 좋겠지만 너무 싸면 대학교육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출처 : ‘반값 등록금’ 질문에 MB “등록금 너무 싸면 교육 질이…” – 오마이뉴스

우선, 누구 편을 드느냐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대학은 자선단체가 아닙니다. 이윤이 없다면 교수 월급 주기도 힘들고, 건물 유지/보수 (전기세 엄청납니다) 또한 힘들겁니다. 증축 및 확장은 꿈도 못 꿀 일이죠. 3자 입장에서 또는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조금은 과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만한 연구비도 마련해야 되고, 수명이 다한 전자기기 (컴퓨터외 각종 장비 또는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비) 유지비외 일일히 열거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개인적으로 대학은 결국 기업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대학 운영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라면 비지니스/경제관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한 두권 있는 것 같은데… 암튼) 총장을 CEO로 생각하면, 학부별로 주르륵 이사, 부장, 차장 등등 월급 받는 샐러리맨이나 다름없지요. 등록금이 학교 유지에 필수라는 건 당연합니다. 기부금도 수익의 일종이긴 하겠습니다만, 일정하지 않으니 예산관리에 큰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예산이란게 한해 나아가서는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을 바라봐야 하는 것인데, 금년에 또는 내년에 기부를 얼마나 받을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가 없지 않겠어요.

뭐 대학 자체만 봤을 땐 그렇다는 거고, 이명박 대통령의 “등록금이 싸면 좋겠지만 너무 싸면 대학교육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말은 마음에 (많이) 걸립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한 시점에서 일국의 우두머리라는 분이 너무 말을 쉽게 한 것 같습니다. “빌미”를 제공한 게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질이 떨어지는 교육을 제공할 수가 없어서 “불가피”하게 등록금을 인상한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사실 이런 말을 하면 너무 넘겨짚는다는 말이 나올 것 같지만… 교육의 질을 (붙어 있는) 가격표와 직접 연관시키는 것은 “비싼건 무조건 명품”이란 (조금은 천박한) 생각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운영에 돈이 많이 드는 것은 맞지만, 질 좋은 대학교육 자체가 항상 돈이 많이 들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대부분의 경우 잘 가르치는 것과 돈을 많이 받는 것은 별개니까요.

Malcolm Gladwell의 “What the dog saw”에서 그는 교육(교사)문제는 쿼터백 문제와 같다고 지적합니다. 미식축구에서 쿼터백 한명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제대로 뽑기 힘든 것 처럼, 교육문제도 눈에 드러나는 부분만 따져선 안되겠지요. 돈이 없어서 (싼게 비지떡이라는 염려때문에) 대학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무엇이 교육의 질을 떨어지게 하는지 부터 찾아야 할겁니다. 사실 교육이라는 게 단순히 돈만으로 해결이 되는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사족.
대학 4년 열심히 공부”만”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 것은 대학 가면 살 전부 다 빠진다는 말을 믿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