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iPad) 에 대한 단상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웃고 넘어가보는 짤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머는 유머일뿐 오해하지 말자

이미 많은 곳에서 아이패드의 장점과 단점이 다뤄졌으니 새삼스럽게 다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아이패드의 출시와 여타 기업의 제품/기술 발표가 어우러지면서 단순히 애플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휴대용 전자기기를 바로보는 시각을 재정비할 시기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숲을 논한다고, 나무를 보지 않을 순 없으니…
우선 애플 아이패드의 스펙을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스펙을 전부다 가져온 것은 아니고, 눈에 띄는 부분중에서 그리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밑줄을 그어 봤습니다.

from apple: http://www.apple.com/ipad/specs/

Size and weight1

Height:
9.56 inches (242.8 mm)
Width:
7.47 inches (189.7 mm)
Depth:
0.5 inch (13.4 mm)
Weight:
1.5 pounds (0.68 kg) Wi-Fi model;
1.6 pounds (0.73 kg) Wi-Fi + 3G model

Display

  • 9.7-inch (diagonal) LED-backlit glossy widescreen Multi-Touch display with IPS technology
  • 1024-by-768-pixel resolution at 132 pixels per inch (ppi)
  • Fingerprint-resistant oleophobic coating
  • Support for display of multiple languages and characters simultaneously

Mac system requirements

  • Mac computer with USB 2.0 port
  • Mac OS X v10.5.8 or later
  • iTunes 9.0 or later (free download from www.itunes.com/download)
  • iTunes Store account
  • Internet access

Windows system requirements

  • PC with USB 2.0 port
  • Windows 7; Windows Vista; or Windows XP Home or Professional with Service Pack 3 or later
  • iTunes 9.0 or later (free download from www.itunes.com/download)
  • iTunes Store account
  • Internet access
16GB 32GB 64GB
Wi-Fi $499 $599 $699
Wi-Fi + 3G $629 $729 $829

우선 display 부분. LED방식에 ips패널을 썼군요. 시야각이 좁은 tn패널을 탐탁치않게 여기시는 분들이라면 환호할 부분입니다. 다만, 휴대용 전자기기에 시야각이 좋아야하는 이유는 모르겠네요. 두세명이서 함께 몰려 앉아서 책 또는 영상감상을 해야한다면 필요는 하겠습니다만, 저가의 패널을 사용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음에도 ips패널을 사용한 것은 아무래도 자부심내지는 상술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애플 제품은 비싸게 내도 잘 팔리니까요. 안그런가요? 많은 영상이 16:9 또는 16:10 인 것을 생각하면, widescreen 이라 칭했음에도 해상도가 4:3인 것도 약간 아쉽네요.

설치 또는 사용을 위한 시스템 요구사항 부분. OS상의 차이는 그리 크게 보이진 않습니다. iTunes가 필요한 것은 뻔한 것이니, 하위 호환을 들여야 보면 맥은 OSX 10.5.8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눈에 띄네요. 개인적으로 osx 사용은 하지 않아서 과연 10.5.8이라는 이 숫자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웃고 울릴지는 모르겠습니다. 윈도는 일반적인 7, 비스타, XP로군요. 2000도 아마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기타부분. 위 스펙에는 나와있지 않습니다만, 여타 i시리즈 애플 제품처럼 아이패드에도 외장 메모리 슬롯이 없습니다. 파일을 옮기려면 무선공유나 usb케이블을 통한 직접연결 밖에 안되겠네요. 여러 기기를 함께 사용하는 분들에겐 조금은 귀찮은 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이 길어질 것 같은데, 사실 다른 게 아니라 제품 비교에 있어서 특정 제품을 (가끔은 맹목적으로) 너무 두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끄적여 봤습니다. 사실 누군가에게 감히 이 제품이 뛰어납니다 라고 추천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잖아요. 용도에 맞게 구입이 되어야지, 말마따나 사용자가 항상 제품에 몸을 맞출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말인데, 개인적으로는 휴대용 전자기기가 만능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면 좋지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감기약을 예로 들면, 종합 감기약은 (표기상으로는) 해열도 되고, 콧물과 기침도 멎고, 목까지 안아프게 해주니 좋을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하나의 증상을 제대로 낫게해주는 감기약보다는 그 효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한편으론 한가지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볼 수 있지도 않을까요?

요즘 대부분의 경우 제품구입에 있어서 용도를 따지기에 앞서서 브랜드나 제품의 기능만을 따지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사서 쓰다보면 나중에 활용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지만, 사실 돈 투자한만큼 100% 활용하는 경우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현혹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비유일 뿐입니다만) 처방전으로 항상 종합 감기약을 추천하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네요.

사족. (추)
직설적으로 글을 쓰려다 우회적으로 글을 썼는데, 손이랑 입이 근질 근질 합니다.

툭 까놓고 말해서 애플 제품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싫어하진 않습니다만, 우호적인 것도 아닙니다. 애플회사, 좋게 말하면 영리한 거지만, 철저하게 상업적이고 계산적입니다. 개인적으로 휴대기기가 디자인만 바꿔서 같은 이름으로 5~6세대까지 나오는 건 처음 봤습니다. 물론 아주 디자인”만” 바뀐건 아니겠지만서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만 기다리면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네요. 단점을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은데,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구입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기만 합니다. 한편으론 놀랍기도, 다른 한편으론 무섭습니다.

야심차게 내놓은 아이패드. 곧내 2세대, 3세대 줄줄이 나올겁니다. 놀랄 분도 없을 것 같습니다. 첫 출시때 구입하는 사람들은 더 나은 모델이 나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도 구입을 하는 거니까요. 사실 별로 부럽지도 않습니다. 반쪽뿐인 OS와 하드웨어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아이튠스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앱이요? “there’s an app for that” 이라는 멘트가 패러디 또는 유머에 쓰일 정도로 이젠 듣기만 해도 풋 소리가 나옵니다. 앱이 많은 플랫폼이 좋은 건 사실입니다만, 한편으론 플랫폼 자체만으론 만족할 수 없다는 말도 됩니다. (적당한) 앱이 없으면 쓸모가 없는 거 아닙니까.

아이들한테 전자제품에 익숙해지는데 좋을 것 같다는 말도 보이는 것 같던데, 제가 구시대적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창 어린 뇌가 자랄때에 전자제품은 계발에 방해가 되면 되었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군요. 지속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선 정해진 알고리듬에 의해 반응하는 무미건조한 전자기기 (소프트웨어) 보다는 양방향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교육방식이 좋지 않을까요? TV 또는 아이패드 앞에 앉혀놓고 지속적인 반복학습을 통해 뇌에 각인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합니다만, 아이와 함께 앉아서 주고 받는 대화가 훨씬 더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북리더에 관련된 의견도 분분하더군요. 흑백의 E 잉크 방식은 눈에 편하고 전기 소모도 덜해서 좋다는 의견에 반해, LED 화면의 화려함이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많이 보입니다. 우스운 건 아이패드가 E 잉크 방식을 채용한 수많은 이북리더기 보다 낫다는 대부분의 의견이, 책을 도대체 얼마나 읽느냐는 주장입니다. 책을 평소에 읽기는 하냐며, 기껏해야 1시간 읽을까 말까할텐데, 굳이 E 잉크 방식을 고집하냐는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LED가 눈에 피로하지 않다는 말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LED가 눈 피로한 건 알겠는데, 그래도 오래 쓰지 않으니까 괜찮을 거야” 라는 말을 왜 우회적으로 “평소에 책 읽기는 합니까?” 식의 공격적인 말투로 바꿔 말하는 지 모르겠군요. 내가 맞기 전에, 너부터 먼저 맞아라, 이 식인걸까요?

IT업종에 종사하는 (어떻게 보면 아직 새내기일지도 모르지만) 저로선 특별한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모니터로 책을 읽는 일은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애초에 문서 자체가 전자문서라서 그리고 출력하기 아까워서라면 모를까, 일부러는 눈이 피곤해서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하루종일 일하면서 모니터 화면 들여야 보고 있어야 하는 걸로 부족해서 책까지 LED 화면으로 보라구요? 책을 읽지 말래도 눈이 피곤해서 얼마 못 읽겠군요. 1시간을 읽는게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어쩔 수 없이 1시간”만”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직접 써보지도 않았으면서 불평 불만을 내뱉는 것 자체가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혹” 해서 예정에도 없는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뿐 입니다.

One Reply to “애플 아이패드 (iPad) 에 대한 단상”

  1. 위에 짤방에 코멘트…. 저런 코멘트를 써야한다는 자체가 문제입니다. 애플에서 고무신한번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흰색, 검은색 두 버전으로…) 아마 신고다니는 사람이 꾀 될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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