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산다는 건 – 7. 신입 공대생, 놀라다

과마다 다르고 학교마다 다릅니다만, 저희 학교에서는 (맥마스터) 1학년때는 과별로 다 뭉쳐둡니다. 예를 들어서 공대생은 전공에 상관없이 다 똑같은 1학년으로 강의를 듣게 된답니다. 결국 1학년때 수백명이 한꺼번에 강의를 듣곤 했습니다. 강의실이 강의실이 아니지요. 거의 공연장 수준입니다. (웃음)

강의실 = 수면실

유티나 욕에 비하면 (특히 유티) 저희는 사실 별거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사실 첫날에는 좀 많이 놀랐어요. 시간표대로 강의실을 찾아다니는데, 막상 들어가보면 이건 뭐 강단은 저어기 밑에 있고, 젤 뒤에서는 교수님 얼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있었거든요. 결국 이렇게 큰 강의실에서는 그냥 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교수님들이 알아차리고 깨우실 것도 아니고 해서 뒤에서 앉아서 자면 딱이었거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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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산다는 건 – 6. 대학, 그 신입생활

“대학가면 다를 줄 알았어요.” – X시, B군의 푸념

저도 다를 줄 알았습니다. 대학이란 동경의 대상이었거든요. 물론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해 본 것이 아니라서 직접적인 비교는 못해보고, 마냥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이 절대 암울했다거나 한 것도 아닌데, 그저 환경이 바뀌길 바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미래를 꿈꿨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실제로 대학이란 고등학교의 연장선이며 사회를 향한 문턱이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직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꼭 대학만이 사회를 향한 문턱인 것은 아니긴 합니다. 요즘 추세를 보면, 대학을 나와야만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니 문턱이라고 단정짓기엔 좀 부족해 보이긴 해요. 굳이 갖다 붙이자면 ‘좌정관천’임을 깨닫게 해주는 곳이랄까요? 억지스럽게 보이긴 해도, 제가 신입생때 느낀 점중 하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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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산다는 건 – 5. 대학 생활

‘해외에서 산다는 건’을 주제로 글을 써나가다가 붕 띄워 놓으려니 기분이 찝찝해서 마무리를 짓자 싶어서 대학 생활 쪽으로 넘어가 봅니다. 제가 겪었던 경험에 비춰서 가볍게 쓸 생각인데, 대략 3부 정도로 나뉠 거 같습니다.

제게 있어서 대학은 3번의 시기로 나눠진답니다. 신입생때, 코압하기 전, 그리고 코압한 후. 신입생때는 신입생 나름대로 즐거웠었고, 코압하기 전에는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았으며, 그리고 코압한 후에는 뭔가 사회에 대해서 짧게나마 알게 된 거 같아요. 코압이 제 인생의 (눈에 띌만한) 첫번째 전환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각 시기별로 하나씩 글을 써볼텐데,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그러려니 해주세요. 🙂

해외에서 산다는 건 – 4. 이름, 정체성 지키키

옛날에 한남자가 (널 너무 사랑한~ 뭐래니) 있었습니다. 여느 누구와 마찬가지로 성과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습니다. 어느덧 국경에 다다르고 문지기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문지기: 이름이 무엇이뇨?
남자: 박효민입니다.
문지기: 성이 효민이고 이름이 박인가?
박효민: 아뇨, 출생이 대한민국이니, 표기법에 맞게 박이 성이고 효민이 이름입니다.
문지기: 이 문을 나서게 되면 자네는 대한민국 영토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네. 외국인을 만나서 통성명을 하자면 그에 맞는 이름 표기법을 써야 하지 않겠는가.
박효민: 그럼, 이름이 먼저 오고, 성이 나중에 오게 되는 것인가요?
문지기: 로마자 표기법이 그러하네. 아니 자넨 영어시간에 그런 것도 안배웠나?
박효민: 물론 배웠지요. “성, 이름” 또는 “이름 성” 의 두가지 표기법이 가능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문지기: 이름은 first name 이고, 성은 last name 인 것도 알겠지?
박효민: 예. first name은 given name 이라 불리우고, last name은 family name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문지기: 그렇지 last name은 보통 surname 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네. 자세한건 위키피디아를 보도록
박효민: 예? 위키피디아가 무엇입니까?
문지기: 10년전의 자네에겐 무린가? 하하하하 (/먼산)
박효민: 어쨋거나, 세계로 나가려면 그에 맞는 이름 표기법이 필요하겠군요.
문지기: 흠흠, 그렇지. (아직은 표기법이 제대로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이니) Hyo Min Park 은 어떠한가?
박효민: 아니 왜 효와 민이 따로 떨어져 있나요?
문지기: 글쎄, 영사관에 물어봐야 하지 않겠나? 아무튼 자네 여권엔 그렇게 적어 두겠으니, 그렇게 알고 있게나.

이름 성. 성, 이름을 속으로 되새기며 문을 나서던 남자를 붙잡는 문지기가 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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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산다는 건 – 3. 고딩, 대학생활을 꿈꾸다

참 뭔가를 동경한다는 것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때는 대학생활을 동경하다가도, 정작 대학생이 되어서는 얼른 졸업하고 사회로 뛰쳐나가길 기다리니 말입니다. 배부른 소리 같아 들릴지는 몰라도,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캐나다에 온 지 수년이 지나면서 말문이 조금씩 트이자, 주변에 외국인 친구를 하나둘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뭐 여전히 소셜 스킬은 꽝이라서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서도, 뭔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지금은 다들 어디서 뭘하는 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먼산)

학교 생활 자체는 이제 많이 익숙해진 상태였습니다. 선생님들과 대화도 자주 나누는 편이었구요. (친구가 없어서?!) 그러고 보면, 캐나다엔 “선생님” 이라는 호칭이 참 생소한 편입니다. 선생님에게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하냐구요? Hey (이봐) 라고 한다죠, 는 농담이고 (웃음) 미스터 누구 누구 라고 합니다. 성이 Graham 이라면 Mr. 또는 Mrs. Graham 이라고 해요. 여자 선생님을 부를 때는 짤막하게 (결혼 여부를 떠나서) Miss 라고 하기도 합니다. 꼭 무슨 무슨 ‘씨’ 하는 거 같아서 우습긴 한데요. 문화적 차이겠죠? 진짜 친한 경우엔 사적인 자리에서 first name 으로 이름을 부르기도 하는데, 전 거기까진 못하겠더군요. 웃어른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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