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전, 자신을 냉소주의자이면서 동시에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냉소주의와 현실주의는 동음이의어는 아니기에 같이 분류하기 적절하진 않지만, 아주 연관이 없지는 않다고 믿습니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기에 낙관주의자 또는 냉소주의자가 나올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다만, 제게 있어서 현실은 “직시”하기에 너무나도 어둡고 슬프기만 합니다.
낙관주의와 냉소주의는 둘 다 나름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이기에, 그리고 대부분은 타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드물어서, 어떤 길을 선택해서 걷더라도 큰 문제가 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결국 사회라는 기계 장치에 있어서 맞물려 도는 톱니바퀴의 색깔이나 재료 자체는 중요하지 않잖아요. 세계는 하나라는 말이 달리 있는 게 아니라고 믿습니다. 물론 냉소주의와 낙관주의가 맞물려서 제대로 돌아가기가 쉽진 않겠으나, 본질이 분명하다면 어떻게든 그에 맞는 용도와 배치를 찾으면 되지 않겠어요. 다만 5개였던 톱니가 알고 보니 톱니가 3개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것보다 허탈한 느낌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습니다. 전, 위선주의가 바로 그런 허탈함을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일까요. 지나친 낙관주의와 냉소주의가 불쾌감을 낳는다면, 위선주의는 사회 전체를 도태시키는 허탈감을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1+1=2가 되기에 앞서 1, 0 또는 최악에는 마이너스에까지 이어지는 필요악 말입니다. 그리고 위선주의가 무서운 가장 큰 이유는 물들어버리기 너무 쉽다는 것에 있다고 믿습니다. 자신이 손가락질하던 그 모습이 결국엔 거울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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