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Save/Load 가 없듯, 위급한 상황이나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쉽사리 Exit 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인생입니다. 그렇지만.. 가끔 복잡한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마다 사용할 수 있는 출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은, 어쩔 수 없는 제 이기적인 바램인가 봅니다.
문명과 자연의 부조화
언제부터였을까, 비둘기를 닭둘기라 부르며 번잡한 도심 한가운데에 지저분하게 돌아다니던 비둘기들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고,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갈매기들이 여기저기서 땅에 떨어진 프렌치 프라이를 집어 먹는 장면이 너무나도 익숙해졌네요. 매케한 공해속에서 살고 있거나 아주 정신없이 혼란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오늘 문득 길을 걷다가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24/7, 전자기기없이는 더이상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학과 문명에 물들어버린 저이기에 참 위선적인 생각일 수도 있어요. 정신없이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불만을 표해봐도, 결국 제 자신도 언젠가는 차를 몰고 다니게 되지 않겠어요. 차 소음과 매연에 투정을 부린듯 다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요일, 간만에 집을 나서 봤습니다. 화사한 햇살은 없어도, 봄을 기대하며 산책겸 슬슬 걸어봤어요. 사실 기분 전환삼아 나온 거지만, 우중충한 하늘과 정신없이 지나가는 차들을 보니 우울한 생각만 계속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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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타인을 반드시 도와야 한다는 것이란…
길가의 키가 큰 나무에 새둥지를 발견하는 것은 색다른 일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길을 걷고 있는데, 어미새가 구슬피 울고 있고, 바닥에 떨어진 새끼새가 다친체 죽어가고 있다면, 과연 난 어떤 행동을 취할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우선은, 냉정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무시하고 지나쳐갈 수 있습니다. 둥지가 높은 나뭇가지위에 놓여 있다면 새끼새를 들어서 올려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거든요. 위험을 무릅쓰고 나무를 타기란 너무 큰 희생을 요구하게 됩니다. 잔인하지만, 약육강식의 자연 생존법칙을 따져봤을 땐, 떨어진 새끼새는 내버려 두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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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Wine – Valpolicella 2005
가끔 오랫동안 회사에서 일을 하고 나면, 이 일이 천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QA/SV&V/Tester 가 아닌 직업을 맡게 되면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작년 9월부터, 근 7개월 반을 일했는데, 벌써 익숙해버렸네요. 하도 여기 저기 많이 뛰어다니고, 사람 눈에 박히고 하다보니, 과연 내가 코압직으로 일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정규직도 아닌데, 적당히 하다가 어느 정도 좋은 호감만 들게 하면 될텐데, 너무 ‘희생’하고 있는 건 아닌가 말이에요.
어쨋거나, 오늘 같이 12시간 정도를 일하고 났을 때면, 와인 한잔이 최곱니다. 😀 피로한 심신을 어느 정도 회복시켜주고, 살짝 알딸딸한 좋은 기분으로 잠에 들 수 있지요. 😛
이번에 마실 와인은 이탈리아산 입니다. 솔직히 지역별로 특별히 다르다는 느낌은 못받았지만, 새로운 걸 마셔봐서 손해볼 건 없지 않겠어요. 🙂 다 경험이라 생각하고 이것 저것 마셔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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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천사 (1004) 를 보았다
천사를 보았다. 정확하게는… 100.4를 본거지만. 😛
주유소를 지나치는데 공교롭게도 가격이 100.4 더군요. (백점사 가 아니냐고 우기시면 곤란합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폰카로 살짝 찍어뒀었습니다. 🙂 아 이 글은 절대 낚시글이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