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란 말은 좀 낚시이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루리웹에서 나온 세기의 명언중 하나라죠) EA가 요즘 욕을 좀 먹고 있습니다. 무슨 일로요? 7일 공식 판매시작한 Spore (이하, 스포어) 때문이죠.
실제로 가장 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건 아마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성난 구입자들이 아마존에 앞다투어 게임에 대한 나쁜 리뷰를 올리고 있거든요. 한 두표도 아니고, 거의 몰표수준으로 별5개 만점에 별1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700개를 육박하는 리뷰중에서 90%가 넘는 사람이 별1개를 줬네요.
각종 게임 리뷰사이트와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칭찬일색이며 극찬을 받던 게임이 왜 이렇게 저조한 사용자 리뷰를 받고 있냐구요? 바로 EA가 SecuRom을 DRM (Digital Rights Management) 시스템으로 적용했기 때문이에요. 이 복사방지 시스템의 가장 큰 단점은 인스톨 3번 제한하는 것입니다. 예, 설치 인증을 3번 통과할 수 있으며, 그 이상 넘어갔을 경우엔 EA에 직접 전화를 해서 이유를 설명하고 설치제한을 ‘리셋’받을 수 있는 방식이랍니다. 설치 되었던 스포어를 삭제하고 재설치를 한다고 해서, 인스톨 횟수가 리셋되는 것은 아니기에 정품 사용자들에게 꽤나 큰 (그리고 귀찮은) 장애물이 되겠네요.
물론 SecuRom자체가 아주 새로운 것도 아니고, 윈도우의 인증 방식을 예로 들면서 그리 불편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할 것은 확실하게 해야죠. 운영체제를 여러번 반복해서 재설치 하는 횟수와 게임을 여러번 반복해서 설치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지 않습니까.
이래나 저래나, 소비자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 가 싶습니다. 새로운 사용자를 원천봉쇄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Digg에 올라왔던 글에서 지적되었던 것 처럼, 게임 자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리뷰를 본 뒤에 제품을 구입하려고 마음 먹은 사용자들은 별1개짜리 리뷰를 보고 질 떨어지는 오락이라고 생각할 게 분명하니까요. 특히 많은 사람들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출시 전에 이미 공개되어 버렸던’ 스포어를 플레이할 확률이 더 높아져 버렸습니다. 정품 사용자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발길을 돌리게 마련이죠.
그나저나 Will Wright를 포함한 여러 다수의 개발자들이 참 불쌍하게 되었군요. 세기의 게임이란 칭호를 받을 수 가 있었는데, 퍼블리셔인 EA에 발이 묶여서 게이머의 욕을 바가지로 먹는 게임이 되어 버렸잖아요. 물론 스포어가 나쁜 오락이란 건 아니에요. 제게 6~70불 남아 도는 돈이 있었다면 샀을 지도 모르죠. 😀
말씀대로 개발자들이 열심히 작업해서 만든 게임이 누군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빛도 못보고 사장되게 생겼군요. 쯔쯔…
아마 이런 불편한 점을 감수하고서라도 (일부는 제한 자체를 모르실지도) 많은 분들이 이 게임을 사긴 할겁니다. 그만큼 게임 자체는 잘 만들어졌거든요. 🙂 그래도 좀 아쉽긴 하네요. 창과 방패의 끝없는 경쟁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