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압/인턴 후기] 1부 –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학생들은 참 순진합니다. 제 아무리 x초딩이라고 부르고, 불량 청소년이라 일컬으며 비난과 야유를 쏟아부어도 순진한 건 순진한 겁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요? 엉뚱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 보면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자립한다는 것에 너무나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학생들을 생각해 보면 말이에요.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학생은 일부 집단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신분으로 나눴을 때 ‘학생’이라는 포괄적인 무리에 속하는 모든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물론 대학생도 포함됩니다.

아직 학생이란 신분에서 100% 벗어나지 못한 제가 감히 몸을 담고 있는 무리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현실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보려 합니다.

미래를 설계하다

좀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회에 발을 내딛는 다는 것은 앞으로 자신이 걷게될 미래를 설계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나 첫 발을 어디에 그리고 어떻게 내딛었냐에 따라서 차후 5년이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순조로운 미래를 알리는 청신호를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죽도록 책만 파고 공부만 했던 학생들에게 가혹한 시련이 될지도 모릅니다만, 그렇기에 순진하다는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아주 좁디 좁은 터널 속에서 저만치서 새어 나오는 빛만 바라보며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을 무릅쓰고 무작정 기어나오기만 했는데, 바깥으로 나오기만 하면 만사가 다 해결 될 줄 알았지만, 막상 나오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근심 걱정 없을 줄 아는 순진한 학생이 이제는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현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인문계/이공계만으로 딱 잘라서 나누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교육실정을 따지기엔 너무나도 본 글이 길어지겠기에 깊게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만,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익숙해질 수 있도록 점차적으로 환경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학생의 신분으로서 일을 시작하다

북미 (대학) 교육 방식중 마음에 드는 것중 하나가, 학생 신분으로서 회사에서 일정 기간동안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측에서는 싼 값에 사람을 쓰거나 때로는 새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기도 하기에 Co-op이라는 형식으로 학생을 데려다 쓰는 경우가 많아요. 캐나다 현지 학교 측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에 건너가서 일을 하는 학생들도 꽤나 됩니다.

공부만 하다가 막상 일을 시작하려면 참 안되는 일이 많습니다. 열정만 가득해선 마음만 앞서는 경우도 많고, (기업)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에 익숙해지지 못해서 고생하는 경우도 많구요. 하지만 이 모든 고생들이 결국에는 다 쌓여서 소중한 경험의 일부분이 되는 겁니다. 아직은 학생의 신분이니 어느 정도의 실수도 눈감아주는 경우도 많아서 처세하기에 따라서는 인맥 쌓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전 작년 9월 부터 일을 시작해서 이제 곧 1년 기간이 끝나게 됩니다. 9월 복학을 시작으로 마지막 남은 대학 1년을 무사히 보낸다면 차후 졸업뒤에 이제껏 쌓아둔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취업에 꽤나 큰 도움이 되겠지요.

파란만장했던 그간의 이야기

일년, 어떻게 보면 ‘벌써’ 라는 말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아직’ 이라는 말이 나올 것 같기도 한 참 어중간한 기간입니다. 첫 출근 당시의 순진했던 제 모습을 회상해보면 슬며시 웃음이 나오기도 하네요. 몇부작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나눠서 그간 겪었던 이야기를 하나 둘 적어 보려 합니다. 아마 이 글이 본 블로그의 마지막 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

2부는, ‘순진한 사원 일을 그르치다’ 가 될 것 같습니다. 😀

One Reply to “[코압/인턴 후기] 1부 –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1. 내친구녀석이기도 하지만.. 가장 부러웠던것중 하나였다. 우리같은 경우에는 군대도 가야하고, 학과전공이외에도 많은 것들 준비하며 취업에 임하게 되지만 실상 면접을 위해 준비하는 것들일뿐 실제 근무에 대한 내용은 정말 모르는 것이 많을 뿐더러, 재교육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인턴쉽이란 비정규직 노동 시스템이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산학이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 개인이 지원하여 정직원 채용하듯 경쟁하여 얻게 되는 산물이다. 단지 남보다 좋은 스펙을 갖추기 위해 자기의 실력을 쌓는것이 아닌 그저 눈에 보이기는 것만 쫒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을 보면 (나를 포함) 왠지 조금 답답해지고 앞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