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액제: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다

일전에 처음 KT에서 인터넷 종량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 간략하게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인터넷상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네요. (믿었던 구글 캐쉬 너마저!) 나중에 한번 하드나 뒤져봐야 겠습니다.

북미에 살든, 유럽에 살든 해외에 나와있는 분들이 항상 부러워 여기는 것이 하나 있다면 한국의 인터넷 환경입니다. 땅떵어리가 (비교적) 좁기에 인프라 구축이 좀 더 용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인터넷 덕분에 지금의 소위 말하는 인터넷 강국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 아니겠어요. 웹사이트 서핑을 하는 동안에도 로딩에 속이 타야할 이유도 없고, 각종 방송국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를 할 때도 끊김이 없으니 참 좋은 세상이 도래했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 모뎀으로 텔넷 접속하던 시절에 비하면 천국과도 다름이 없습니다. 온갖 미디어가 난무하는 웹사이트를 방문해도 느려지지 않고, 이제는 사진이 아니라 영상으로 승부하는 시기다 보니, UCC 영상들도 많이 활발한 상태구요.

하지만 고인 물이 썩는 법이라, 다들 너무 안이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속도가 빠른 것을 악용해서 단순히 백업용도로만 사용되던 웹하드들이 서서히 불법공유의 메카가 되어 가고 있고, 조금만 느려져도 금새 여기 저기 새로운 인터넷 업체들을 찾아 다니게 되네요. 각종 포탈 사이트들은 점점 더 무거운 플래시 광고와 스크립트 도배로 인터넷 대역폭을 잡아 먹고 있어요. 한국내 사용자들은 별로 느끼지 못할련지 모르겠습니다만, 해외 사용자인 저로서는 광고가 주르륵 뜨면서 느리게 로딩되는 페이지를 보면 속이 타 너무 답답합니다.

애시당초, 인터넷이 어떤 용도로 쓰여져야 하는 지 제대로된 (재)해석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음악 파일 하나 받는 데 1초 걸린다. 이런 건 솔직히 자랑거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인터넷으로 자료들을 불법으로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말썽없이 잘 돌아가려면, ‘합법적인 용도’로만 인터넷을 사용할 때입니다. 애시당초 비지니스용 전용선을 설치 하지 않는 이상, 개인적인 서버를 돌린다거나 전체적인 네트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그램 사용은 금하고 있는 것, 너무도 당연하고 이미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솔직히

 속도가 빠른 거랑 대역폭이 큰 거랑은 차이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