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가계부 사용을 시작하다

조금 허술하긴 하지만, 나름 지출을 기록해왔던 가계부는 2008년부터 작성해왔습니다.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한 정말 단순한 방식이어서, 식비 지출과 기타 지출을 구분하는 용도로만 사용했었어요. 사실 혼자 지내면서 운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지출의 대부분이 식비인지라 큰 신경을 쓰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물론 따로 가계부 프로그램을 알아보곤 했었지만, 효용성 자차에 의문이 들어서 특정 서비스에 가입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해서 사용해야 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근본적으로 누가 옆에서 닥달을 하지 않으니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그러던 와중에 2010년 새해도 밝았겠다, 영수증 관리를 하던 중 (사실 그날 그날 바로 정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끔 귀차니즘에 수일간 분량의 영수증이 가득 모여 있는 경우도 있어요) 어차피 정리를 할 거라면 좀 더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지금까지 영수증 내역의 대부분을 기록하곤 했습니다만, 분류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특히 지출에는 신경을 썼었지만, 수입 자체에는 (뭐 특별한 수입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만) 관심을 크게 갖지 않다 보니, 수입대 지출의 비율 관리가 많이 부족했었습니다. 돈을 쓴 건 아는데, 돈을 얼마나 벌었고, 지출이 수입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 계산이 부족했던거죠.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게, 네이버 가계부입니다. 2008년 베타를 통해 오픈한 네이버 가계부는 처음 오픈 당시, ‘음 이런게 있었네. 나중에 쓸모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했다가 한동안 생각도 안하고 있었답니다. 사실 온라인 서비스 보다는 오프라인 서비스 자체에 관심이 더 있었기에, 가입해서 사용하는 서비스는 잠시 뒷전으로 미뤄둔 상태였어요. 스스로의 금전관계를 남의 손에 맡겨 둔다는 게 조금 꺼림칙해서 말입니다. (물론 서비스 제공업체측에서 개별적으로 사용자들의 금전내역을 다 훑어보고 할 건 아니겠습니다만)

뭐 어쨋거나, 결국엔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사용하게 되었으니 크게 장단점을 구분할 처지는 못됩니다만, 짤막하게 제가 느꼈던 첫인상을 정리해보자면:

– 간결한 인터페이스
— (적어도 제게 있어서) 필요한 기능은 다 들어 있습니다. 특히 태그 기능은 관련 내역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일례로 이번 달은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네. 줄여야 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물론 사용자가 지출 내역에 적절한 태그를 알맞게 포함시킨다는 가정하에 쓸모가 있는 거지만요
—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동 저장 기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찾을 수가 없네요) 물론 실수로 잘못 입력되었거나 수정된 내역이 있다면 자동 저장 기능이 걸림돌이 되긴 하겠습니다만, 매번 입력후 탭을 옮겨 다닐 때마다, 수정된 부분이 있으니 페이지 전환시 자료를 잃게 될 거라고 경고 창이 뜨네요. 익숙해지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UX 측면에서 보자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 메인 인터페이스로 플래시를 사용한 점. 개인적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8과 파이어폭스 3를 함께 병행해가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익스는 간혹 액티브엑스가 필요한 사이트를 방문할 때나 온라인뱅킹 (엑티브엑스가 필요없더라도) 등등을 위해 사용하고, 대부분의 웹서핑은 파폭을 통해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왠만한 플러그인은 익스쪽에만 깔려 있고, 파폭에는 플래쉬 조차 깔려 있지 않습니다. 물론 플래시 설치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플래시를 선호하지 않는 관계로, 빠른 웹서핑을 위해서 설치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고 보면, 설치만 해두고, 필요할때만 불러오는 또는 사용가능하게 해두는 방식도 가능하겠군요) 플래시가 좋은 기술이긴 합니다만, 조금은 무거운 느낌이 적지 않아서, 따른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은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ajax 는 어땠을까요? 물론 이건 순전히 제 욕심입니다만 (웃음)
— 그리고 환경설정의 소수점 표시는 애초에 처음 사용자 정보를 물어올 때 함께 물어봤으면 어땠을 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대다수의 사용자가 한국내에 있을테니 소수점 사용하시는 분이 적을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외국인”신분으로 가입되어 있다면 으레 소수점 사용이 불가피하거나 당연할 수도 있을텐데 자동 인식이 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애초에 소수점 입력이 되지 않아서 (환경설정 페이지에서 수정하기 이전에) 순간 제 키보드가 고장난 줄 알았습니다 (먼산)

– 이달의 가계/예산
— 좌측 메뉴의 현재 상황 내역도 꽤 쓸만 하네요. 지출을 볼때 마다 가슴이 아프긴 하지만, 숨긴다고 숨겨질 수 없는 게 또 돈문제라서 흑흑. 넓은 아량으로 수용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인걸!

– 엑셀저장
— 가계부 내역을 엑셀파일로 출력할 수 있는 기능. 왠만해선 자주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월말결산 또는 한해결산을 위해서 그리고 벡업을 위해서라도 없어서는 안될 기능이기도 합니다.
— 조금 (어떻게 보면 많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재 보여지는 탭 부분만 엑셀파일로 출력되는 것 같습니다. 가계부엔 “나간 돈”, “들어온 돈”, “달력” 세 개의 탭이 있는데, 엑셀저장시 세개의 모든 탭이 엑셀파일로 저장이 되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프보기 부분도 엑셀파일로 함께 저장되지 않는 것도 아쉽습니다.

– 사용내역 가져오기
— 따로 사용은 해보질 않았습니다만, 폼을 받아서 확인해보니 인터페이스 만큼이나 간결해서 큰 어려움이 느껴지진 않더군요. 아쉬운 게 있다면, 분류나 태그 부분은 보이질 않던데, 아무래도 불러온 후에 따로 개별적으로 수정을 해줘야 하는 것 같습니다.

따로 스크린샷 같은 것을 보여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직접 써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네이버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외국인의 경우 핸드폰 인증을 통해 손쉽게 그리고 빠르게 회원 가입이 가능하더군요. 🙂 이번 한해는 조금 신경 써서 금전 관리를 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