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19일] 비가 오는 날이면..

‘이미 인생의 반을 살았다는 생각과 아직 인생의 반이 남았다는 견해는
천차만별이듯, 나의 인생은 절대 손해보는 인생이 아닌, 베푸는 인생일 뿐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듯,
대가를 바라며 일을 행하지만은 아니 하여야 마땅하지 않을 까.

‘비는 모든 감성의 근원지라, 비오는 날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감상에 젖어, 홀로 로맨틱한 상상을 해보곤 한다.
비록 그게 끝내는 평생 직접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할 장면이라 할지라도.’
갑작스런 소나기에 다급해진 나는, 서둘러 밖을 향해보지만,
여기 날씨가 언제나 그렇듯, 곧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해가 비춰진다.
언제 어디서나 비는 나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어준다.
흩어졌던 생각들을 다시금 모아주기도 하고,
답답해진 내 가슴을 시원히 내리쳐 주기도 한다.
비를 배경으로 주로 떠올리는 장면들은,
애초부터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장면들이 대다수다.
대부분 애절한 한 남자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데,
가끔은 나 스스로가 직접 경험해 보고픈 충동이 들기도 한다.
물론 언제나 애절한 사랑의 주인공이 되고픈 건 아니지만…

정리한 생각이 많지 않아, 길게는 쓸 수 없는 일기지만,
그렇다고 하루 쉬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가 피곤하다고 시간은 멈춰주지 않 듯,
쓰지 않았다 하여, 그 하루가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 않은가.
점차 현실에 안주하며 이상을 잃어가지는 않나 걱정이 된다.

‘비록 내 마음 가난하지만, 주위 당신들의 행복 속에서
나는 영원토록 행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