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9일] 나무 대신 숲이라

2004년 6월 29일 날씨: 맑음

흔히들, 나무를 보려 하지 말고, 숲을 보라 한다.
흘려 넘겨 듣기엔 너무나 귀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인데,
평소 많은 사람들이 너무 발밑만 보며 살아가진 않은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된다.

나 또한 숲을 보라 하면, 쉽게 되지 않을 지 모른다.
세상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
나 자신이 세상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서도,
오늘도 발밑만 살피며 조심조심 살아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일까.

살아감에 있어서, 언제나 크게 보면서 살아가는 여유를 가지는 것은,
결단코 쉽지 않은 일 일것이다.
시간 보다 빨리 흘러가는 주위 세상에 휩쓸려서 멀리 내다 볼,
그리고 크게 볼 여유조차 없는 게 현실이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 그냥 버리기에는 잃는 것이 너무나 아깝기 때문이다.

한 없이 달리다 잠시 서서 쉴 시간조차 없다고 불평하는 우리네지만,
정작 돌이켜 보면, 정말로 우리에게 하루 24시간이란 시간이 짧은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가끔은… 아주 가끔은… 크게 볼 줄 아는 안목도 길러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눈 앞에 둔 떡에 시선을 뺏긴 체, 닥쳐올 문제점을 망각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