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Presidential Debate: Debate Night in America; Afterthought – 미합중국 대선 후보 마지막 토론회 후기

대선 토론이 오늘밤까지 포함해서 총 3번 있었습니다. 일전의 2번은 설렁 설렁 (관심을 별로 가지지 않아서) 넘어가 버렸고, 오늘은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찮게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오늘 토론이 있는 지도 몰랐어요. 정치에 이렇게도 무관심하니 손가락질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쩝

90분간의 토론을 지켜본 뒤, 누가 이겼나 누가 졌나에 대한 부분은 각 방송사에서 뜨겁게 토론중이니 제가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냥 개인적으로 느낀 점에 대해서 짤막하게나마 써볼려고 합니다.

우선 일리노이 주지사였던 Barack Obama (이하 오바마)는 left-wing (이하 좌파)인 Democratic Party (이하 민주당) 출신이며, 아리조나 주지사였던 John McCain (이하 메케인)은 right-wing (이하 우파)인 Republican Pary (이하 공화당) 출신입니다. (저도 정치학에는 문외한이기에 짤막하게나마 정리하자면) left-wing politic은 평등을 주장하는 사회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right-wing politic은 자유시장을 주장하는 자본주의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조금은 극과 극인지라 두 정당의 정책자체도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오늘 토론에서도 이 부분은 제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대선후보에 대한 모든 존칭 생략합니다. 정식으로는 주지사 오바마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하겟습니다만, 개인 블로그에 소견을 적는 글이다 보니, 편의상 존칭 생략합니다.*

첫째로 토론 내내, 오바마는 정부의 개입을 주장했습니다. 의료보험에서도, 경제부분에서도 정부가 직접적인 개입을 해야만 현재의 위급한 상황을 타파할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반면에 메케인은 정부의 개입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개개인 그리고 개별적인 중소/대기업들이 알아서 하게 놔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뭐 자신이 속한 정당의 성격 자체를 그대로 반영한 정책을 주장하는 것이기에 색다를 건 없었어요. 누가 옳은지 감히 말하기에도 쉽진 않습니다. 어느 한쪽도 완벽한 비전을 제시하진 못했거든요. 사실 ‘완벽한 비전’이란 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긴 합니다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은, 오바마의 주장은 정부가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세금으로 거둬들인 돈을 정부가 대다수의 저소득층에게 ‘제대로’ 나눠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정부라는 존재 자체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입장은 아니기에 (surplus budget이면 좋긴 하겠죠) ‘청렴결백’하며 일을 ‘확실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요건을 제대로 갖추긴 했습니다. 문제는 이제까지의 사례를 봤을 경우엔 정부가 진행한 일들은 항상 제대로 된 것이 없거나 진행이 매우 느리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일을 빨리 한다고 해도 돌아오는 것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한편 메케인의 주장은 개개인에게 맡겼을 경우, (다수가) 원하는 대로 일을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자본주의의 기본 바탕인 Laissez-Faire 를 봐도 잘 알 수 있듯이 놔두면 시장 경제원리에 의해서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겁니다. 기초 경제학에서도 잘 나오듯 생산과 소비의 관계처럼, 톱니바퀴가 물려져서 돌아가듯 가만히 둬도 잘 돌아갈 거라는 거죠. 근데 문제는 이제까지의 사례를 봤을 때는 가만히 둬서는 결코 좋은 방향으로 돌아가진 않습니다. 물론 우파의 경우에 아주 정부가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개개인에게 많은 (때로는 너무 많은) 결정권을 맡기는 것은 큰 실수라고 봅니다. 실제로도 원가절약을 위해서 노동력착취는 물론이고 (자본가의 생각에 따라) 없어도 된다싶은 노동환경에서의 안전이라든가 고용보험등은 큰 문제이지 않습니까. ‘톱니바퀴 부러지면 다른 걸로 바꿔서 쓰면 되지, 넘쳐나는 것이 톱니바퀴인 걸’ 따위의 사고방식이 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양쪽의 의견 모두 100% 완벽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오바마의 주장은 정부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이기에 (비록 그들이 주장하고는 있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이 불평 불만을 쏟아낼 것이며, 메케인의 주장은 개개인에게 맡기는 것이기에 (비록 아무리 그들이 원조를 한다고 해도) 빈익빈 부익부는 차츰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참 난감합니다. 어느 쪽의 정책도 옳다 그르다 쉽게 판단할 수 없어요. 고용주의 입장에서 보면 메케인을 원할 테고,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오바마의 주장이 솔깃할 지도 모릅니다. 고용주와 노동자의 비율을 따져봤을 때는 당연히 월등하게 노동자 숫자가 높을 수 밖에 없으니, 오바마의 당선은 확실한걸까요? 물론 선거가 그렇게 간단할 것 같으면 각 방송사에서 열을 내며 분석을 하고 있진 않겠죠. 선거비용에 수억대의 돈을 쏟아 붓지도 않겠구요.

어제 캐나다에서도 선거가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했듯이 Conservative Party (보수당)이 과반수에 약간 밑도는 의석을 확보하면서 minority 정부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자유당은 결국 또 밀려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평소 당수가 보여줬던 (원했든, 아니 원했든) 캐릭터 자체가 큰 환심을 사지 못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뭐 전세계 경제가 이렇게 된 마당에 그나마 정부는 무난히 나아가주길 바래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급격한 변화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총리가 바뀌면 나라 정책도 바뀔텐데, 누구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원친 않겠죠. 제 아무리 야당이 더 나은 정책을 보장한다고 소리쳐도 말입니다.

끝으로 CNN에서는 토론 내내 화면 아랫부분에 그래프를 보여줬어요. 토론자체가 Ohio에서 열렸기 때문에 Ohio내 아직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유권자의 상태를 나타내어 주었는데요.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남녀 두개의 그래프가 오르락 내리락 거렸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바마쪽은 여성 그래프가 호의적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았고, 메케인쪽은 반대로 남성 그래프가 호의적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당의 정책 차이 때문이라고 보기엔 힘들 것 같고, 두 후보들의 캐릭터에서 풍겨나오는 느낌이 달라서 그럴까요. 뭐 깊게 분석까진 안할랍니다. 남녀 유권자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테니까요. (웃음)

2 Replies to “Final Presidential Debate: Debate Night in America; Afterthought – 미합중국 대선 후보 마지막 토론회 후기”

    1. ㅋㅋ 오바마 인기가 대단하죠? 뭔가 쿨한 분위기를 풍겨서 그럴까요. 메케인은 좀 딱딱해 보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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