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산다는 건 – 2. 촌놈, 새 세계로 발을 내딛다

촌놈, 촌놈 하지 마라. 듣는 촌놈 기분 나쁘다.

식의 농담은 그만두기로 하고 (이미 했잖아!) 이야기 보따리를 다시 풀어볼까요? 😀

이야기 보따리 하니, 허구성이 짙게 들리는 데, “해외에서 산다는 건” 글은 전부 실화임을 밝힙니다. (얼마나 중요하겠냐만은)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간략하게나마 배경지식 설명을 하려 합니다. 아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글은 접어두지 않을테니 (엥?) 꼭 읽고 넘어가시길 바랍니다. 깔깔 (사악한 넘)

온타리오주 토박이니, 온타리오주를 기준으로 해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각 주 마다 교육 체제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미리 염두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농담입니다. 교과과정 배경지식은 접어 둘테니,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주세요.

한학기의 시작?

이젠 많은 분들이 아실 듯? 캐나다에는 한 학년이 9월에 시작합니다. 3월에 시작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근 2개월을 넘는 여름방학이 끝나고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됩니다. 대신 겨울방학은 3주 정도로 짧은 편이에요. 눈이 많이 오는 편이라, 겨울에는 그냥 집/학교에서 공부나 하고, 여름에 날씨 좋을 때 긴 시간동안 휴식을 취하고 놀러 다니라는 거죠. 😀 대신에 봄방학이 Spring break (또는 Mid-Winter break) 라고 해서 3월달에 1주일정도 있습니다.

Middle-high?

온타리오주에는 중학교라는 개념이 거의 없습니다. (아니면 제가 너무 공부를 잘해서 다 뛰어 넘어버린 걸지도? 퍽) 물론 아예 없지는 않을 거에요. 극히 드물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네요. 보통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복합적으로 합쳐진 학교가 대부분 입니다. 간혹 초중고가 다 합쳐진 곳도 있기도 한데요. 상상만 해도 끔직하네요. ;D 약간 헥갈릴만한 부분은 대부분의 학교가 다들 “Public School” 이라고 불리운답니다. 실제 학교마다의 과정을 미리 알지 않으면 초등학교인지 중학교인지, 또는 고등학교인지 헥갈릴 수도 있어요.

보통은 7살에 1학년으로 입학해서 8학년까지 Elementary school을 다니게 되고, 9학년 부터는 한국의 고등학교 개념인 High School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열손가락 넘기는 학년까지 이수하게 되지요. (헥헥 발가락까지 사용해야 되는 건가요?)

Double-cohort = 대입 경쟁?

이 단어 참 오랜만에 들어보게 되네요. 지금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나 얼마전 졸업한 학생들이라면 단어가 그리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진 않을 겁니다. 대신에 2003년에 졸업한 학생들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지요. 경쟁자가 두배로 늘어났거든요. 😛

저도 2003년 졸업생입니다. 2003년 이후로 없어진 OAC과정 (13학년) 까지 이수한 상태에서 12학년과 같이 졸업을 했으니, 대학 입학 경쟁이 조금은 더 심해진 상태였어요. 물론 솔직히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이라면 대입? 걱정할 거 없습니다. 내신 성적인데, 한국과는 많이 다르게 대입이란 거 별로 안 어렵거든요. 특히나 대학교 평준화가 잘 되어 있는 상태라서 어느 대학을 들어가든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어디를 가느냐 보다는, 무엇을 공부하러 가느냐가 더 중요하거든요.

해밀턴, 맥마스터 대학에 Software Engineering으로 졸업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몇 안되는 “정식 Engineering 학부“로 인정받은 학교중 하나 였거든요. 🙂 자부심은 있지만, 정작 다들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합니다. /먼산

다시 2003년 이야기로 돌아오면, 솔직히 대부분의 (13학년) 학생들은 12학년만 이수한 학생들을 동정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OAC 과정이 없어진다 하여, 13학년에 배울 것을 12학년에 배워야 하니, 많은 교과과정이 개편되어야 했고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했거든요. 어찌되었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OAC과정이 있으나 없으나 별로 걱정할 건 없었습니다.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되었거든요.

이제는 다시 훨씬 더 과거 이야기로 넘어가봅시다. 1999년 겨울, 고모의 도움으로 근처 고등학교에 등록을 하고 봄방학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이미 9학년의 한학기가 끝나고 2학기도 조금은 시작한 상태였거든요. 대신에 한국에서 중학교 과정까지 이수한 상태라서 어느 정도의 과목 Credit 인정은 받았습니다. 인정 안해주면 억울하기도 하겠지만, 공부를 덜해도 된다는 데 마다할 학생이 어디있겠어요. 😛

솔직한 심정으로는 현지 고등학교를 다닌다는 것 자체가 긴장감 반, 흥분 반의 연속이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적 수많은 영어공부를 했고 원어민과 대화도 나누고 했지만, 실제 사람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며 일상을 보낸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더군요. 대화가 수월하게 되지 않는 다는 것이 그렇게 스트레스 받는 일인 줄은… 실제로 체감하게 되니 학교 가기가 두렵기도 하더군요.

제가 성격도 내성적이었던지라 (지금도 어느 정도는)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것도 힘들었고, 대화도 잘 통하질 않으니 수업도 가끔은 힘들더군요. 물론 유학생/이민자들은 ESL (English as Second Language) 수업이 필수이기에 따로이 영어 수업은 듣지만, 영어를 제 2 외국어로 가르치는 수업이랑 일반 고등학교 수업은 분위기가 다르거든요.

그렇게 김해에서 십수년을 살았던 토박이 촌놈은 새 세계로 발을 내딛었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던 다른 한국인 학생들과의 표준어 의사소통도 처음엔 쉽지 않았어요. 외국인 친구가 없는 데다, 운동신경 꽝에 의사소통까지 원활하지 못한 저는 체육시간은 너무나도 싫었고. 어떡하면 시간이 빨리 흘러갈까 하는 생각만이 가득했었어요. 그나마 다행인건, 동생은 나이가 어린지라 (아래로 5살) 또래 애들이랑 쉽게 적응하는 편이었습니다. 역시 사람을 사귀는 데에는 어릴 수록 편한가 봅니다. 🙂

말이 통하지 않던 수개월 동안 제게 힘이 되 준 건, 일부 한국인 학생들이었습니다. 선배, 친구. 옛생각 하면 눈시울이 붉어 집니다. 다들 너무나도 고마웠어요. Cultural shock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힘든 학교 생활을 해야 했던 제게 다들 너무도 잘해줬습니다. 이래서 사람 잘만나는 게 엄청 중요한 가 봅니다. 😀

자서전이 아니기에, 개인적인 내용으로 계속 써나갈 수도 없고 (한도 끝도 없이 계속 길어지겠어요 :P) 이번 이야기는 이쯤에서 끊으려 합니다. 다음 이어질 내용은, 아마 고등학교 중후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요? 🙂

2 Replies to “해외에서 산다는 건 – 2. 촌놈, 새 세계로 발을 내딛다”

  1. 공감합니다..ㅋㅋㅋㅋ 저는 고2때 가서-_-;;;;
    엄청나게 늦었죠..ㅋㅋ 대학가서 고생 오지게 할듯 싶습니다..ㅠ
    큰일입니다.ㅠㅠ
    이제 직장인이시죠? 루드님은… 부럽습니다.. 저도 언넝 대학
    졸업해서 취직이 하고 싶다는..ㅎㅎㅎ

    1. 🙂 서두르지 마시고 차근차근 밟아가세요.
      대학에서 1년, 2년 이렇게 공부하다 보면 커리어를 찾을 수 있을거에요. 😀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