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품(특히 iPod)의 폐쇄성

애플 제품(특히 iPod)의 폐쇄성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이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 전 애플社 전제품이 폐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트북에서 아이포드 그리고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극악의 호환성을 자랑하는 애플社의 제품들은 소비자로 하여금 자사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그리고 서비스만을 사용하기를 강제합니다. 올인원의 편리성이냐, 벗어날 수 없는 애플의 굴레인가, 과연 진정 소비자에게 선택권이란 있는 것일까요?

글을 시작하기 전에,
애플社의 제품, 아이포드를 사용중이며 애플社의 노트북과 아이폰은 아직 사용해보지 못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편파적인 글이 될 수도 있으며 동시에 글의 무게가 아이포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단순함의 편리성 vs. 선택권의 제약

왠만한 제품이 다 그러하겠지만, 애플社 제품을 사게 되면 항상 전용 소프트웨어가 딸려 오게 됩니다. 노트북을 사면 OSX가, 아이포드를 사면 iTunes가 동봉되어 있어요.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지원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편리하게 느껴집니다. 따로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야 되는 것도 아니고, (거의)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OSX의 (개개인의 편차가 있지만) 편리함과 iTunes의 깔끔함 그리고 애플 Music store와의 연동성은 소비자에게 있어선 거의 ‘차려진 밥상’ 수준입니다. 따로 수저가 (AV기기나 신용카드등)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면 굉장히 양호 아니 칭찬받을 만한 수준입니다. 별도의 밥과 반찬을 사서 함께 먹을 수 없다는 단점(아이포드의 경우, iTunes와 일부 3자 프로그램외엔 음악관리가 불가능)이 있지만, 겉으로 보기엔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안그런가요? 마치 김밥 같습니다. 사서 먹기만 하면 밥과 반찬이 이미 다 담아져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애플을 지금 현재의 성공적인 위치에까지 올려 놓을 수 있었던 것은 빈틈없어 보이는 김밥이 아니라, 단무지나 김치 정도 밖에 함께 먹을 수 없는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빛나는 디자인의 위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이 원조임을 칭하지는 않습니다. 어디 원조 김밥이라고 잘 팔립니까? 우선은 ‘이뻐야’ 이목을 끌 수 있지 않겠어요. 결국 뱃속에 들어가서 소화가 되면 다 똑같은 거라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이왕 산 것 (그리고 디자인도 이쁘니) 맞춰서 적응하게 되는 겁니다.

이미 다 만들어진 김밥을 다 풀어헤쳐서 다시 만들수 없듯, 애플社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노트북의 하드웨어 부품들은 일반적으로 수리/교체하기기 쉽지 않거나 불가능하며 아이포드의 경우, 교체할 수 없는 배터리의 악명 높은 성능은 아이폰에게 까지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사용하다가 안되면 배터리만 따로 사서 갈아 끼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수리센터로 보내야 하거든요. 물론 수리비는 따로 청구가 되겠지요. 아이폰의 경우 기기(4GB)만 2년 약정 계약후 499불, 배터리 교환비는 100불 가량이라고 하는 군요. 재충전 횟수가 거의 300번 정도라는데, 아이폰의 기능을 고려했을 때는 거의 매일 충전 사용시 1년마다 100불씩 들게 되겠네요.

왜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없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iTunes가 아니면 아예 음악 관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는지 참 의문입니다. 특히 iTunes를 사용하더라도 아이포드에서 PC로 음악 전송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 혹은 최종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각오해야하는지 대충 틀이 잡히리라 믿습니다. 소비자로 하여금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강제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애플이야 말로 가끔은 비난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우선은 여기까지 잠시 써봅니다. 더 쓰다간 아무래도 계속 아이포드 쪽으로 치중될 것 같고, 언젠가 OSX와 맥북을 또는 아이폰을 써보게 되는 날, 좀 더 덧붙여서 쓰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추-
그러고 보면 Zune은 써보질 못해서 인터페이스와 배터리및 내부 구조를 모르겠군요. 사서 쓰긴 아깝고 그냥 써보고 싶은 제품이 참 많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아이포드와 쥰의 개인적인 비교기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추2-
아이포드에서의 음악 파일관리가 너무 불편해서 제가 짜증이 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 쓰면서 배터리 수명도 점점 짧아지는 것 같고, MP3 플레이어를 1회용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만 같아 불만이기도 하네요.

12 Replies to “애플 제품(특히 iPod)의 폐쇄성”

  1. Zune 샀다가 리턴하세요 ^^ ㅋㅋㅋ 음.
    iPod 저도 호환성이 빵이라서 절대 구입 안할 제품. 쓸데없는 전용 프로그램 까는 제품들은 무조건 설레설레. 그냥 USB 드라이브로 인식하는 제품들이 제일 편해요 ^^

    1. 쥬크온이나 멜론으로 한국 음악을 구입하게 되더라도 iPOD에선 들을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참 서글픕니다. ㅜ_ㅡ (뭐 아직 샀다는 건 아니지만요 /먼산)

  2. 오랫만이에요~
    글 잘 읽었어요. 저도 애플 맥 사용자라 생각이 깨끗하지 않을진 모르겠지만, 아이폰이 아이튠 사용해야 하는건..
    우리 나라도 skt 등 휴대폰 샀을때 어느 통신회사냐 따라서 엠피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따로 지정되 있죠 요즘.. skt 경우 멜론 이라고 알고 있어요. 편법 (불법?) 으로 따로 관리 할 수도 있지만 다 같은 상황 아닐까요? 편법 이래도 멜론 경우 멜론을 해커(?)들이 수정해 놓은거니깐요..물론 우리 나라 통신회사에서 사용하라는 프로그램은 일단 맥 버전 조차 없지요 -_-;;
    아이팟 경우에는 80% 공감.. 하지만 다 상술이고 뭐 팔기전부터 알려주는 거니깐 결국 소비자의 선택 아닐까요?

    ps. 저 이번에 코업 못 구해서 ㅠㅠ 공사장에서 목수+통역으로 일하고 있어요 방학동안.. 페이는 $20/hr여서 왠만한 코업 보다는 잘 주는거 같지만 그래도 코업 하고 싶었는데..

    잘 지내시죠?

    1. 아이팟의 최대의 단점은 배터리와 PC와 기기간의 양방향 파일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음악을 옮기려고 아이팟 내부 디렉토리의 구조를 보고 있다면… 한숨밖에 안나오네요. oTL 상술이라는 말에는 공감합니다. 🙂

      택스를 떼고 난 후에 20불인건가요? 페이 자체는 확실히 왠만한 코업보다는 나은 것 같이 들립니다만, iF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코업도 코업 나름대로의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항상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저도 9월 개강하면 분발해야 할 텐데 말이에요. 😀

  3. 아이팟에서 피씨로 음악을 못옮기는것은..
    저작권때문에 내려진 조치로 알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음악을 옮기는것에 대해 음반사들이 매우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는 이동식 디스크로 인식할텐데요..
    아이튠즈에서 옵션 찾아보시면 이동식 디스크로 사용하실수 있습니다..

    1. 저작권 문제야, (올바른 경로를 통한) 정품 사용자도 피해를 받는 상황이니 DRM 과 파일 포맷지원 문제는 말이 많지요.

      이동식 디스크(외장형 하드)로 인식은 USB를 꽂는 순간 바로 인식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드래그 앤 드랍’ 식으로 음악 관리가 되지 않는 건 여전히 불편해요.
      더군다나 ‘iPod to PC’ 파일 전송이 아예 불가능한 게 아니다 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제3자의 (합법적인)프로그램을 통해서나 아니면 수동적으로 복사해서 iTunes를 통해서든 직접 고치든, 음악 파일 옮기기가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더군요. 안되게 할려면 애초에 막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괜히 정품 사용자만 불편하게 만드는 거 아닙니까.

  4. 아이팟, 정말 애증 덩어리의 물건이죠.^ ^ 저는 애플 제품을 꽤 오래전부터 써왔고 그만큼 불만도 많아요. 말씀하신 부분, 특히 배터리는 처음에 화날 지경이었지요.(악명높은 수리도 문제에요. 조금 이상있으면 통째로 교환, 아니면 새것가격의 수리비용)

    아이튠즈의 음악관리 방식은 생각없이 시디를 리핑해서 담고 뽑아서 듣고 다니는, 그런 개념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음악 옮기는 것에서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것인데, 사실 자기방식대로 해오던 사람들이 보면 발끈하게 되죠.

    거기 더해서 요즘 애플 제품의 품질은 바닥을 치고 있어요. 아무리 소비자들이 원성을 제기해도 꿈쩍 않을 때도 많구요. 소송거는 경우에나 리콜하는 정도. 애플 매니아들에게는 좀 미안한 이야기같지만, 저는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이 더 기대됩니다. ^ ^
    그가 온 뒤로 디자인은 좋아졌지만, 품질은 하락세였거든요..

    1. 애플이니 참고 쓰자하는 생각이 만연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디자인과 여타 기능성에 불편함을 감수하고 쓰시는 분들 많으리라 믿습니다.

      애플의 하드웨어적인 문제점은 간혹 보긴 하는데, 다들 큰 불평은 없는 것 같아 보이네요. 불량율이 여타 회사에 비해 높질 않아서 그런지… 아무래도 제가 애플 팬도 아니고, 맥 사용자도 아니라서 그런지 딱히 좋은 감정은 없어요. 그렇다고 나쁜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네요. ^^; 그러고 보면 애플 제품은 돈을 주고 써본 적이 없습니다. 동생이 구해온 아이포드를 공짜로 써보는 정도라서 말입니다. 😛

  5. 저는 일찌감찌 아이팟이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미국에서는 아이팟이 없으면 음악듣기가 여간 불편하지가 않군요. 실은 그래서 거의 안듣고 살고 있습니다. ㅡㅡ;

    1. 팝송만 듣기에는 아이팟이 그리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아이튠스를 통해서 왠만한 음악이 다 구입 가능하니 말입니다. 아이팟이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장점이 많은 제품이라서 설계가 이찌되었던 그래도 만족해하며 쓰고 있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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