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의 공허함 그리고 공허함 속의 혼돈

요즘 시간을 투자해서 글을 써야 겠다는 주제거리가 마땅히 없네요. 물론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무언가를 써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라잡히다 보면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닌 글이 많이 쓰여져서 말이에요. 🙂

그래서 이번에는 간단히 개인적인 내용을 짤막하게나마 적어 보려합니다.

제가 성격이 내성적이라 그런지, 평소에 혼잡한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장소는 꺼리는 편이고, 정신없이 소란스러운 곳도 피하는 편이에요. 문제는 저도 ‘사람’ 인지라 사람 냄새를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아무리 깔끔한 척해도 금새 정신 사납게 헝클어지는 제 주변은 혼돈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단순함의 추구

평소에 단순한 생활 환경을 많이 선호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하는 활동 자체가 단순하다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번잡하지 않은 걸 좋아하거든요. 자연스레 집안 치장도 단순해졌어요. 벽에는 포스터 하나 붙여본 적 없고, 가구도 단순한 걸 좋아합니다. 뭐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필요한 것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믿음 때문이에요.

혼돈의 시작

문제는 100% 말끔하게 정리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자주 쓰는 물건은 손 닿는 데 있어야 한다는 습관때문에 치워도 치워도 항상 주변이 정신사나와 보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렇게 주변은 훤히 치워져 있는 데 책상이나 테이블 한 구석은 꼭 뭔가가 쌓여 있어서 멀리서 보면 항상 무언가 2% ‘부족’해 보입니다.

산다는 것이 꼭 그런 것 같습니다. 허전하다고 느낄 때면 항상 무언가 복잡한 일이 생기고, 복잡한 일상 중에서 항상 여유를 찾을 수 있듯이 말이에요. 이렇게 항상 제 주변은 공허하면서 동시에 혼란스러워 보입니다. 말끔하게 치워버리면 되지 않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쉽게 치워 버릴 수 있는 물건들이 아닌 경우가 많네요. 약품도 있고, 동전 담긴 통 몇개와 자질구레한 것들이 항상 널려있습니다. 그래도 날잡아서 마음 꾹 먹고 다 치워 버려야 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