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2일] 선과 악: 이성과 본능, 그 세기의 대결

2004년 4월 22일 날씨: 온화한가…

‘인간에게 본능이란 존재하는 가? 모든 행동은 이성에 준하진 않는지.
과학적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과연 몸이 생각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의지대로 움직인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미 뜨거운 물에 이제는 변모되어 버린 플라스틱 물통이 보인다.
나또한 너무 뜨겁게 시작한 건 아닐까.
아니 서투른 마음에 바삐 서두르진 않았는 지,
그 처음 의미가 무색해지도록.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처음처럼 될 수는 있지 않을까.

– 중요한 시험의 압박과 기숙사내 인터넷 불통의 압박으로 22일자 일기는…
그냥 건너 뛰어야 할 듯…

[2004년 4월 21일] 밤 하늘에 다시 또 울고..

2004년 4월 21일 날씨: 별 볼 일 없는 날씨 II

‘마치 내 속마음이라도 대변해 주듯 그렇게 하늘은 고운 얼굴 찌뿌리고 있었다.
구름조차 잠시라도 멈춰있지 않는 하늘을 바라 보면,
수만 상념이 요동치는 내 심정을 다시 한번 실감케 된다.’
이제껏 잘 견뎌 왔는 데… 얼마 남지 않은 기간동안 유종의 미를 거둬야 되지 않을까.
수만 몽상으로 갈기 갈기 찢겨 질 것만 같은 심장이지만,
못난 주인 위해 제법 잘 버티는 듯, 대견하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 찌르는 듯한 느낌에 가슴을 움켜지곤 할 뿐이다.

‘너 또한 힘들지 않았나, 아니 나 혼자만의 착각 이었을 뿐인가?
차마 내 심경 이해해 시켜 줄 수 없는 이 마음,
그대도 알고 있을 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되려 가장 모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했던가.
내 자신의 마음을 가장 가까이 있는 나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니,
쉬지 않고 요동치는 심장에게 못내 미안할 다름이다.
가장 잘 이해해서 내려졌다고 생각되던 결단이,
되려 화를 불러 오진 않았었나. 마치 의사가 오진을 하듯…
마치 자기가 제일인양, 모든 이를 내려다 보는 것 처럼,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기에 내려지는 행동이라는 위선아닌 위선.
좀 더 내 자신에게 솔직할 수는 없을까.
아니, 나는 이미 충분히 솔직하며, 지금 상태가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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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20일] 별볼일 없는 밤..

2004년 4월 20일 날씨: 비온 뒤엔 언제나 쌀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필요한 곳이 있지 않을까
그 장소를… 나는 찾았는가, 그렇지 아니하면 아직 헤매이는 것인가.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 신세를 벗어나진 못하는 것인가…’
어제와 또다른 오늘 밤은 문득 떠오른 것이지만,
주위가 유난히도 밝게 보인다.
별조차 보이지 않고 은은하던 가로등 불빛 마저 눈부시게 느껴지는 오늘은,
속내 마음… 다 비추는 듯한 불빛을 피하며
마치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기에 이곳을 벗어나려는 듯
이내 발걸음을 서두른다.

‘사람 인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서있는 데,
나는 한가운데서 두 팔을 벌린 체 고목처럼 서있는 듯한 기분이다…’
마지막으로 남에게 어깨 기대어 본 적이 언제였을 까…
이제껏 언제나 홀로서기만을 고집해 온 기분이다.
결단코 자립심 운운하며 우쭐대자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기대어 쉬어봤으면…
나를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으련만…
혼자서 몽상아닌 몽상을 할 때면,
곁에서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함께 미소지을 수 있는 사람이 그리워진다.
결국 나는 홀로 나 자신의 생각에 스스로 맞장구 치며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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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19일] 비가 오는 날이면..

‘이미 인생의 반을 살았다는 생각과 아직 인생의 반이 남았다는 견해는
천차만별이듯, 나의 인생은 절대 손해보는 인생이 아닌, 베푸는 인생일 뿐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듯,
대가를 바라며 일을 행하지만은 아니 하여야 마땅하지 않을 까.

‘비는 모든 감성의 근원지라, 비오는 날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감상에 젖어, 홀로 로맨틱한 상상을 해보곤 한다.
비록 그게 끝내는 평생 직접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할 장면이라 할지라도.’
갑작스런 소나기에 다급해진 나는, 서둘러 밖을 향해보지만,
여기 날씨가 언제나 그렇듯, 곧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해가 비춰진다.
언제 어디서나 비는 나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어준다.
흩어졌던 생각들을 다시금 모아주기도 하고,
답답해진 내 가슴을 시원히 내리쳐 주기도 한다.
비를 배경으로 주로 떠올리는 장면들은,
애초부터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장면들이 대다수다.
대부분 애절한 한 남자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데,
가끔은 나 스스로가 직접 경험해 보고픈 충동이 들기도 한다.
물론 언제나 애절한 사랑의 주인공이 되고픈 건 아니지만…

정리한 생각이 많지 않아, 길게는 쓸 수 없는 일기지만,
그렇다고 하루 쉬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가 피곤하다고 시간은 멈춰주지 않 듯,
쓰지 않았다 하여, 그 하루가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 않은가.
점차 현실에 안주하며 이상을 잃어가지는 않나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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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18일] 오늘 같은 밤이면..

2004년 4월 18일 날씨: 마치 여름이라도 된 듯,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거보게, 반복되는 일상만은 아니 잖는 가
매일 밤 이토록 새롭게 느껴지는 걸.’
칠흑 같은 밤, 제법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었지만
결코 싫지만은 않았다.
바람에 이끌리는 대로,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걸어보기로 했다.
아니 너무나도 기분이 편안해져, 차마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이 행복해 지기 위해 사랑을 하려는 걸까,
그렇지 않다면, 내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을 시작하려는 건가’
이왕 나선 발걸음, 뭔가 하나쯤은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억지로 짜맞춰가며 하나 하나 조각 조각 붙여나가기 시작했다.
진정 타인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인걸까,
과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나 하나쯤 힘들면 어떤가 하는 생각은 수도 없이 많이 하며 살아가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지나치면 오히려 악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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