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와 우유로 만들어 보는 콩국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콩국수. 그 깊은맛을 느끼기 위해선 사실 삶은 콩을 갈아서 만든 콩국에 말아 먹는 것이 제일이겠지만. 주변의 간곡한 만류에 (어머님의 말씀을 너무나도 잘 듣는 기특한 아들) 두부와 우유를 함께 갈아 만든 콩국으로 시도해보기로 했었습니다.

근데 사실 두부만으로 실제 삶은 콩을 사용한 콩국의 깊은맛을 따라가긴 많이 어려운 것 같아요. 만들어 보기 전에 이미 고민했었고. 만든 후인 지금도 여전히 2%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이 2%지, 50%가 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깊은맛을 어느 정도 보완하기 위해 콩가루를 넣거나 땅콩버터를 넣는 방법을 읽었습니다만, 콩가루는 쉽게 구할 수가 없었고, 땅콩버터는 소화가 잘되지 않을 것 같아서 보류했어요. 그나마 통깨를 넣으면 고소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았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아침에 과일주스도 만들어 먹을 겸, 겸사겸사 해서 블렌더 (믹서기)도 샀습니다. 과일 갈아 마시랴, 뒷정리하랴, 매일 아침 부엌이 한층 더 분주해질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선 콩국을 만들기 위한 재료! 두둥.
두부 한모, 우유 2컵 반 그리고 볶은 통깨. 우유 대신 두유를 쓰면 좀 더 고소해질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음에는 콩가루를 구해보던가 아니면 두유를 써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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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블렌더에 탁탁 털어 넣습니다. 조심조심. 통깨가 둥둥 떠있는 게 눈에 띄네요. 아무래도 제대로 갈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지금 와서 문득 생각이 드는 건데, 다음에는 따로 빻아서 섞던가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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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이이이이잉. 위이이이이잉
신나게 돌아가던 블렌더를 뒤로하고, 나름 그럴듯하게 갈려진 (섞여진) 콩국을 따로 통에 담아둡니다. 두부 한모를 쓰면 4~5인분 정도 나온다던데, 매번 갈아 먹기 번거로워서 한 번에 다 갈아버렸어요. 이렇게 통에 담아 두고 먹고 싶을 때면 꺼내서 먹으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상하기 전에 빨리 먹어야겠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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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고명으로 넣을 야채류는 없고, 그렇다고 김치를 넣자니 동생이 싫어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 오이와 계란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동생은 맛이 약간 심심했는지 따로 매운 소스를 뿌려 먹었어요. 역시 고명은 입맛에 맞게 넣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왕도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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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뒀던 콩국을 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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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없어서 덜 시원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콩국수는 무더운 여름,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시원하게 먹는 것이 제맛인데, 많이 시원하지 않아서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깊은맛도 덜해서 다음번엔 좀 더 고소하게 만들 방안을 생각해봐야겠어요. 🙂

10 Replies to “두부와 우유로 만들어 보는 콩국수”

    1. 그 사이 왔다 가셨네요. 🙂 금전이나 조금 절약해볼까, 사실 맛 자체는 식당에서 사 먹는 콩국수에 감히 비할 수가 없어요. 앞으로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 못난 기대만 해봅니다. 😉

  1. 역시 콩국수는 시원해야 제맛이죠. 얼음 필수 +_+!!

    따로 빻아서 넣긴 번거로울테고 깨를 갈고나서 두부와 (다음번엔)두유를 넣으시면 될 것 같은데요? 🙂

    1. 칼날이 작은 편은 아니라서 블렌더로 깨를 갈지는 못할 것 같아요. :S 콩콩콩 빻아 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흑흑

      그나저나 예, 콩국수나 메밀국수나 시원한게 최곤거 같아요! 😀

  2. 와아~ 드디어!! 짝짝짝!
    전 두부+우유 콩국같은 경우에는 땅콩가루나 흑임자를 넣는다는 얘기도 들어본 것 같아요.
    음. 땅콩’버터’는 좀 생소한 느낌이네요 ‘ㅁ’)~

    흐흐… 한 동안 효민님 블로그 유입검색어로
    ‘콩국수’가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할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1. 땅콩을 따로 사서 갈아 넣어볼까 생각은 해봤는데, 칼로리가 높아질 것 같아서 포기했었어요. 근데 사실 깨를 잔뜩 넣었으니 이미 저열량 음식은 물 건너 간 것 같습니다만 😉

      아… 유입 검색어. 소고기완자가 여전히 일등인데, 콩국수 + 두부 + 우유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긴 합니다. 큰일이에요. 감히 요리블로그라 부를 수준도 아닌데, 괜히 오셨다가 실망만 하시고 돌아갈 것 같아요. 😀

  3. 오옹 뉴질랜드는 콩국을 팔던데
    그거 나름 맛있더라구요
    하지만 원래 콩국수 자체를 별로 안좋아하다보니 ㅎㅎ

  4. 저희 어머니는 콩과 땅콩을 함께 가시는데… 정말 정말 고소하더라고요 ^^ 한번 땅콩을 같이 갈아보세요~~~

    1. 땅콩하시니 생각나는 게, 땅콩버터인데. 그걸 넣고 갈아볼까 생각했는데 어머니께서 한사코 말리시더라구요. 너무 뻑뻑해지면 소화하기도 힘들고, 시원하게 술술 넘어가는 콩국수의 참맛을 느낄 수가 없다고 하셔서 포기했었답니다. ^^;

      땅콩대신에 땅콩가루를 한번 넣어봤었답니다. 나름 괜찮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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