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4일] 오감에 약한 사람

2004년 5월 24일 날씨: 연휴의 마무리도 비와 함께

문득 생각이 든다.
인간은 참으로도 오감에 약하지 않은가.
청각 시각 촉각 후각 그리고 미각,
이 오감과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기억속에서 잊혀지는 게 아닐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고 했던가.
부정하려 해봐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 않을까.
이제껏 알고 지내왔던 수많은 사람들도 대부분 내 기억에서 잊혀진지 오래지 않은가.
깊이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헤어나올 수 없는 아득한 옛 추억이기에
섣불리 무엇하나 쉽게 건져내려 해봐도 이제는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흔히들 말하는 여섯번째 감각, 눈에 띄지 않는 감각이다.
영화로도 한번 출시되어서 영을 보는 감각 비슷하게 나온 거 같은데,
이래나 저래나, 흔히들 말은 하지만, 쉽게 찾아 볼 수는 없는 그런 감각이지 않을까.
아니면 너무나도 가까이 있기에 망각하고 있는 감각은 아닐런지…
그래서 생각나는 것은, 그 여섯번째 감각은 마음이지 않을까.
오감에서 멀어져버린 시간도 마음에 묶여버린 이상 언제나 제자리를 맴돌듯,
잊혀졌다고 치부해 버렸던 추억들도 새록새록 되살아 나는 걸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는 건 분명한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단순히 나 자신을 위로하려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쉽게 버릴 수 없는 기억들이 여전히 주위를 맴도는 듯 하다…
청각 시각 촉각 후각 그리고 미각, 이 오감은 잊고는 버릴 수 있어도…
여섯번째 감각만은 쉽사리 버릴 수 없는 나이기에,
오늘밤도 무거운 추억속에 묻힌체 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