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5일] 소리없이 찾아오는 그대는

2004년 5월 25일 날씨: 기상청은 거짓말쟁이

운전면허시험을 보고 보스턴 피자에서 파스타류를 먹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운전면허 시험을 본 내용이나 음식을 먹은 내용 자체는 너무 진부한거 같아 쓰지 않는다)
식당에서 주문을 할 시 가장 빨리 나오는 것은?
아마 계산서이지 않을까 싶다.
후후 좀 비꼼이 적잖아 없지는 않지만, 적당히 거짓말도 아니지 않은가.
아 물론 음료수도 빨리 나온다고 우기는 햏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 아니겠나.

가게를 지키고 있나니, 손님이 들어와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는 그 한 말 그자체에 큰 의미를 둔 것은 아니고,
연상작용에 의해 생각난 것이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지.
그 생각이 뭐고 하니, 아니 손님이 한 말부터 시작해야 하겠군.
‘이 비, 네가 주문한건가?’
이 비슷하게 말하지 않았었나 싶다.
그 당시에는 웃고 넘어간 일이지만…
돌아서서 다시 생각해보니 가슴 아련한 연상이 되었다.
비… 누구도 주문하지 않았는데 내리지 않는가.
마치 사랑처럼, 그 누구도 주문하지 않았는데 소리 없이 찾아 오곤 하지 않는가.
사랑 = 비 와 같다는 공식이 무조건 성립하라는 건 아니지만,
대략 비슷한 점은 적잖아 없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치도 않은 곳에서 찾아와서는 잔뜩 가슴 시리게 하고는,
다시금… 붙잡을 수도 없는 곳으로 떠나 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