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5일] 기사도

2004년 6월 15일 날씨: 여름의 문턱에서

밤 자기전, 의도는 어떻든, 기사도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글쎄 내가 기사도라 부르긴 하지만,
내가 실제로 하는 행동이 과연 기사도라 칭할 수 있는 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후훗

언제나 그렇든, 무조건 적이라는 게 참으로도 애매하다.
조건을 걸지 않는 행위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평소에 언제나 대가를 바라며 살아가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서도,
사람이라는 게 은근히 뭔가 꿍꿍이 속이 언제나 있지 않은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이나, 행동들이 겉으로는 안그런거 같으면서도 의외로 뭔가를 바라게 되는 것 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상대의 속내를 알면서도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까?
물론 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을 속이는 일이 어느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찾기 위해서도 말이다.
또는 사람 차별한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이유를 붙이자면 한도 끝도 없이 많아질 수도 있겠다.

난 그런 놈이다.
상대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내 자신은 뒷전으로 두고,
상대를 먼저 도울지도 모를 그런 바보 같은 놈이다.
그렇다고 언제나 머슴살이 같은 인생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때때론 혼자서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결국 돌아서면 웃는 얼굴이 되고 만다.
섭섭한 일이 있다 할지라도 말이다…
언제나 웃는 얼굴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