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4일] 가면 무도회

2004년 6월 24일 날씨: 축구 보기에는 좋은 날씨

세상살이라는 것이 다 그렇지 않을 까, 하나의 가면 무도회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어느 정도 감춘 체 남들을 대하지 않는가.
그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개개인마다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오십보 백보 아닌가, 가면 한개 쓴거랑 두개 쓴거랑 쓴건 쓴거니까.

하루 24시간을 보내면서 과연 사람은 몇개의 가면을 바꿔가며 지낼까.
후후 인간이라는 점이 굉장히 편리하게 쓰이는 경우가 바로 이 경우인데,
사람에 따라 무제한의 가면 휴대가 가능하지 않은가.
그때 그때 바꿀 수 있는 얼굴 표정과 억양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가장 알기 힘들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겠나.

삶이 가면 무도회라는 점에 대해 실망하거나 한탄해 하지는 않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질 파악에 약간의 애로가 있다는 것 뿐인데,
가끔은 툭 털어놓고 진실된 얼굴로 상대를 대하는 것은 어떠할까 싶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비밀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꾸밈없는 상태라는 것이 죽었다 다시 살아난 후 아주 짧은 시간동안이나마 가능한 일이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오늘도 나는 가면 무도회 참여를 위한 준비를 한다.
매번 거울 앞에서 색다른 모습을 꾸며내기란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생존본능이라는 것이 참으로 묘하게도,
그나마 말그대로 생존할 수 있게금 나 자신을 이끌어가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