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세상

아랫글은 (전자) 일기장/노트에 적혀 있던 글을 그대로 옮겨온 글입니다. 2004년이었으니 5년 전이었네요. 여름 한가운데 서서 개강 날만 기다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2004년 8월 5일 날씨: 맑음
인생은 느끼는 자에겐 비극이고, 생각하는 자에겐 희극이라 한다.
과연 이 말을 한 라 브뤼에르가 그 당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상당히 해석이 힘든 난해한 말이기도 하다.
내가 가장 즐겨 보는 영화든 쇼프로든 뭔가가 있다면,
바로 코미디류가 아닐까 싶다.

단순히 웃는 다는 것이 기분 좋기 때문만이 아니라,
코미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언제나 새로운 우스개 거리를 만들어 내는 코미디언들을 보면,
특히나 Stand-up Comedy 를 하는 사람들은,
가히 천재라고 불리워져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만 달라져도 저렇게 참신하게 들리니 말이다.

가슴으로 살아가는 이에게 참으로도 현실은 냉혹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심장보다 뜨겁게 타오르는 곳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머리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세상은 전부 우습게 보일 수 밖에 없다.
무지한 인간들의 발버둥이나 저 잘났다며 떠드는 허풍쟁이들은,
실로 코웃음 거리 밖에 안되기에.

La vie est une tragédie pour celui qui sent, et une comédie pour celui qui pense.
(Life is a tragedy for those who feel, and a comedy for those who think.) – Jean de La Bruyère
역주. 프랑스 원문과 번역된 영문입니다.

평소에 어떻게 살아가고 계시나요? 자신은 어떤 사람이라고 믿고 계시나요?
가슴이 머리보다 빠른 사람?
머리보다 가슴이 빠른 사람?
어느 쪽도 특별히 우월하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는 것이고, 자기 자신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어요. 삐에로를 동경한다고 해서 반드시 삐에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머리가 가슴보다 빠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비극은 추억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랍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 하루가 나아가서는 제 삶 자체가 희극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가슴 한 곁에서 아련히 저려오는 감정은 곧잘 아직도 저를 괴롭히거든요. 머리가 피곤해서 쉬려니 가슴이 그걸 가만히 내버려두질 않습니다. 가슴은 울고 싶다 하는데, 머리는 웃으라 하니, 주인인 제게 복수라도 하고 싶은가 봅니다. (웃음)

2 Replies to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세상”

    1. 그런가요? 🙂
      사실 비극/희극하니 단어 “극”이 주는 각본/각색되었다는 느낌이 적잖게 들어서, 연출되기 힘든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지는 느낌이 들긴 해요.
      그러고 보면, 희극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돌이켜 보면 비극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겠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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