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소고기 완자

몸엔 좋을지 모르지만, 닭고기 요리만 계속 먹을려니 좀 질릴 것 같아서 뭘 해먹을 까 궁리를 좀 해봤습니다. 그러다가 일전에 레이님 블로그에서 본 완자 반찬이 생각나서, 옳거니 했었죠.

아. 근데 제 이상은 너무나도 높았나 봅니다. 현실은 냉정하게도, 제가 꿈꿨던 모양새는 나오지가 않네요. 그래도 맛은 괜찮은 것 같아서 동생에게 먹으면 맛있다는 세뇌 아닌 세뇌를 한동안 했었습니다 (웃음)

언제나 그렇듯, 제가 하는 반찬은 레시피가 없습니다. 그때 그때 다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게 동시에 단점인지라, 컨디션이 좀 나쁘다 싶으면 한 주 반찬은 말마따나 “울며겨자먹기”가 되는 겁니다. (웃음) 특별하게 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글로) 남겨 놓지 않으면 아까울 것 같아서 (누가 본다고?!) 끄적 거려 봤습니다.

우선은 완자는 뭐니 뭐니해도 동그랗게 빚어진 반죽이죠? 한 입에 쏙쏙 들어가는 것이 도시락 반찬으론 일품아니겠어요. 문제는 반죽에 찰기가 없으면 잘 뭉쳐지지가 않으니, 급히 인터넷 검색을 해봤습니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반죽을 하는 것이 제일 편할까 싶어서 말입니다. 보아하니 녹말가루가 가장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만, 집에 녹말가루가 없어서 밀가루를 대신 쓸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동안 뭐를 하긴 해야 겠고, 넣을 야채를 볶아 봤습니다. (이 또한 양파를 미리 볶지 않으면 나중에 타거나 잘 빚어지지 않을 수가 있다는 글을 읽었기에 따로 볶은 것이에요) 제가 먹는 왠만한 요리엔 다 들어가는 브로콜리! 그리고 완자엔 빼놓을 수 없는 양파! 는 아닌가요? (웃음) 뭐 어때요. 자신 그리고 함께 먹을 사람 입맛에만 맞으면 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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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은 야채는 식히고, 고기는 이제 간을 살짝쿵 해서 반죽을 해야 겠는데, 처음에는 밀가루는 넣지않고, 볶은 야채 (양파 그리고 브로콜리)와 계란, 그리고 간 맞출 때 쓸 양념들만 넣었습니다. 소금은 평소에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싱거우면 차라리 여타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는 것이 제 신조인지라 간장과 꿀로만 간을 맞췄습니다. 간장은 짭쪼롬하게 해서 식욕을 돋구게 해줄테고, 꿀은 (아무래도 설탕보단 나으니) 달콤한 맛으로 절 행복하게 (웃음) 해줄테니 빼놓을 수가 없어요.

이렇게 한참을 반죽하다가, 왠지 허전한 것 같아서, 밀가루에 물을 타서 섞기 시작했습니다. (실수한거죠) 사실 밀가루 자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겁니다. 애초에 제가 넣지 않으려고 한 것은, 열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는데, 찰기 또는 끈기가 걱정이 되서 추가한 것 까진 좋았습니다만. 섞기 위해 함께 넣어줬던 물의 양이 많았던 겁니다. 반죽을 하면서도, 걱정이 되더군요. ‘아 이런 큰일인걸’ 하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그런 걱정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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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 동글동글 빚어낸 완자(?!) 반죽. 그릇에 달라 붙지 않도록 밀가루를 살짝 뿌려놨는데… 딱히 도움이 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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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모양은 그럴싸한 소고기 완자. 이젠 굽는 일만 남았습니다.

현실은 냉혹한 법. 부스러지고, 두꺼우니 속이 제대로 익지 않더군요. 결국엔 “전”처럼 크고 얇게 굽다가 그것도 안되서 그냥 막 다 부숴 버렸습니다. “쿵 쿵” 이렇게 말이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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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자처럼 먹긴 글렀고, 그냥 밥에 얹어서 덮밥처럼 먹어야 겠어요. 모양새가 원하던 것처럼 나오지 않아서 약간 섭섭했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으니 다행입니다. 🙂 돈도 아끼고, (요리도) 즐기고, 몸에도 좋으니 일석삼조 아니겠어요! 😀

끝으로 클로즈업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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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Replies to “자칭 소고기 완자”

    1. 오드리 언니 이러시면 안된다니까요 >ㅂ< 그러고 보면, 빵종류에 넣어 먹어도 괜찮겠어요 🙂

    1. 애초에 구울려고 했더니, 속이 제대로 익질 않더라구요. 잘못하다간 덜익은 거 먹(이)고 배탈나겠다 싶어서 그냥 잘게 잘게 부숴 버렸어요. 저 혼자 먹는게 아니니 조심해야죠 🙂

    1. 살기위한 몸부림이랄까요 😉
      사실 제가 하는 요리라고 해봤자 특별히 하는 게 없어서, 이런 식으로 포스팅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울 다름이지요 😀

    1. 냠냠 ‘ㅂ’
      반찬 다양하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거 같아요. 항상 만들다 보면 결국엔 똑같은 걸 먹게 되서 orz

    2. 절헌 안되요 안되! ‘ㅂ’
      잘 챙겨드시는 게 엄청 중요해요 +_+
      ㅋㅋ 지금은 집에 계시니 잘 챙겨드시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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