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공정성

공정하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이 존재하는 이상 아무래도 더이상 ‘공정’하다는 말은 쉽게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귀의 두께에는 한계가 있고, 많은 사람으로 부터 똑같은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면 정말 그런가 하는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대중의 의견이 있기 이전에 왠만해선 저널리스트 또는 기자들이 쓴 기사엔 눈과 귀가 솔깃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기사에 쓰여진 정보가 좀 더 ‘확실하지 않을까’하는 믿음 때문이에요. 그도 그럴것이 저널리즘의 모토가 공정성과 정확성 아닙니까.

사실 쓰고 싶은 것은 (제가 저널리스트도 아니고) 저널리즘의 정의를 내리고자 함이 아니라, 인터넷에 쓰여진 한 기사들을 통한 정보를 과연 얼마만큼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말입니다. 무슨 기사였길래 그러냐구요? Microsoft’s Zune Meltdown: Three Lessons Developers Should Learn 입니다. 제목만 봐서는 그리고 내용만 읽어서는 ‘마소에서 이번에 또 한 건 했구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올 기삽니다. 하지만 기사에서 제기된 사실의 정확성은 어떨까요? 전 댓글을 훑어보기 전까진 몰랐습니다.

기사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MS사의 Zune 제품에 내장된 칩에 프로그래밍된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언급하고 프로그래머들이 과연 어떻게 했어야 했는가 하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 지적을 하는 게 맞겠죠. 문제는 기사내용의 정확성과 공정성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통해 기사와 그리고 나아가서 기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네요.

우선 댓글을 통해 지적되고 있는 부분중 가장 큰 점은 Zune 내부에 쓰여진 칩은 MS자체 제작이 아니라 Toshiba가 제작하고 MS가 그걸 구입해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이 부분을 기사에서 쏙 빼먹었다는 사실을 다들 지적하고 있네요. 이 부분이 빠지면서 마치 MS에 모든 책임이 있는양 기사가 쓰여졌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기기 오작동은 Zune에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Toshiba의 (문제의 칩이 사용된) 여타제품에도 발생했는데, 이 또한 기사에는 언급이 되지 않는 점도 지적되었구요.

음, 말이 길어지면서 왠지 문장이 꼬이기 시작하는 것 같은데,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프로페셔널 저널리스트들이 쓴 기사들의 정확성 그리고 공정성

왠만한 사람이라면 (저를 포함) 왠만해선 실린 기사들의 정확성을 믿을 겁니다. 물론 주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IT관련이라면 굳이 의심을 가질 필요가 없겠지요. 스포츠신문 연예섹션 찌라시 정도로 치부하진 않을 거란 말입니다. 하지만, 본 기사를 통해서 그런 생각이 조금은 수그러들어 버렸습니다. 사실 댓글을 읽었던 이유는 순수하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MS에 대한 악담을 할까 하는 궁금증에 시작했던 것이었는데, 되려 댓글을 통해서  (숨겨졌던?) 진실을 알게 되니 찝찝하네요.

기자가 고도 안티 또는 ~까 라는 말이 있죠? 조금이라도 악의가 있다면 그 기자가 쓰는 기사의 내용은 조금은 사실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대중의 편협된 시각도 무섭지만, 이제는 무작정 대중의 의견을 무시할 수만도 없겠네요.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은 이제는 (왠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