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 꿈을 꾸다 그리고 이불을 박차고 나가다

*우선 새 공지에 지적한 것 처럼, 대대적인 트랙백 정리에 들어갑니다. 파워블로거도 아니고 인기블로거도 아니라서 사실 몇개 안되지만, ‘무례하고’ ‘까칠한’ 제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졸업한지 6개월이 지났다는 글을 얼마전에 쓴 적이 있습니다.

by Ruud | 2008/10/28 11:06

4년, 길게는 5년이란 세월을 훌쩍 뛰어 넘을 생각은 없습니다. 대학 생활 이야기만 해도 아직은 하나에서 두개는 더 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추가적인 글을 더 쓸 생각은 없구요. 반년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긴 하지만, 하루로 환산한다면, 시간으로 환산한다면 그리고 다시 분에서 초단위까지 내려간다면 꽤나 길어집니다. (구글 검색기 계산에 의하면) 6개월은 대략 4383시간 또는 262,974분 내지는 15,778,463초가 됩니다. 이렇게 열거하고 나니, 왠지 시간에 대한 느낌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나요?

하루가 24시간인데 자는 시간 6시간, 밥3끼 내지 먹는 시간 1시간 반, 출퇴근 시간 1시간 반, 회사업무 8시간, 생리현상 해결및 위생적인 요소 해결 2시간 정도가 아무래도 ‘꼭’ 소모되어야만하는 어쩔 수 없는 시간들인 것 같습니다. 24-6-1.5-1.5-8-2 하니 5시간이 남는 군요. 이 5시간 중에서 개인적인 심신 향상을 위한 운동 1시간 반하면 3시간 반이 남습니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제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 투자할 수 있는 또는 100%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3시간 밖에 안됩니다. 주말은 출근을 하지 않으니 활용할 시간이 좀 더 많은 편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주일동안 매일 3시간씩을 제가 과연 얼마나 제대로 활용했는 지 되돌아 보면 참… 허무합니다. 뭐 감상에 젖어있는다고 돌아올 시간은 아닙니다만.

[코압/인턴 후기] 1부 –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코압/인턴 후기] 2부 – 순진한 사원 일을 그르치다…
[코압/인턴 후기] 3부 – SV&V 란 무엇일까

위에 열거된 거처럼, 2007년 일을 하면서 코압/인턴 후기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열정이 가득차고 꿈과 희망으로 똘똘 뭉쳤던 시기였지요. 잃을 것이 없는 신분이었기에 더 과감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정사원이 아니기에 실장, 이사 및 부사장 눈치를 크게 봐야할 신분도 아니었고, 호기심이 가득했기에 궁금했던 것은 일단 해결하고 봤습니다.

졸업하고 정사원이 된 지금, 그때의 열정을 그대로 가지고 오라면 아마 힘들 겁니다. 무엇이 변한 것일까요? 세월이 흘렀다고 해봤자 1여년 인데, 아직 20대 중반인 제가 벌써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이제 할만큼 해먹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닐테구요. 그렇다고 지켜야 할 것이 그리 많아진 것은 아닙니다. 아직 미혼에 싱글이고 숨겨둔 애나 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말장난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1년전의 각오로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제가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니는 신조중 하나가, 소모성인 사람이 되지 말자 또는 교체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겁니다. 회사라는 시계 안에서 톱니바퀴 하나가 고장이 나서 교체해야 된다면 그것과 똑같게 만들어서 바꿔 끼우면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특별해서 재생산 될 수 없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쓸모있는 인재가 되는 방법에는 분명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고수하고 있는 방법은 (조금은 지나치게 포괄적인 방법일지라도) 어디에서라도 감히 바꿔질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일 뿐이에요.

제 생각이 이러하다 보니, 어떻게든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갈고 닦아서 제 자신을 계속해서 특별한 존재로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반쯤은 그런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해야 할까요. 문제는 생각은 이렇게 하고 있으면 막상 실천에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겁니다. 마치 잠자리에 누워서 아침에 자명종 소리에 잠시 깨었다가 곧내 snooze 버튼을 누르고는 다시 잠에 빠져드는 것처럼요. ‘you snooze, you lose’ 라는 말을 귀에 따갑게 들었습니다만, 실천에 옮기기란 쉽지가 않네요.

졸업하고 취직해서 일하면서 IT R&D직종으로서 평균은 되는 연봉을 받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많아서 쉽게 마음을 놓고 만족하고 있을 수가 없네요. 어떻게든 몸값을 올려야 겠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선 (당연하게도) 돈 벌기란 하늘에 별따기 입니다. 회사내에서 필요한 인재가, 아니, 필요이상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언제나 무슨 일이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될거 같습니다. 이런 이런 인재가 필요한 데, 당신이 그런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냐는 물음을 받는 것도 좋긴 하겠지만, 당신이 우리가 찾는 바로 그 인재입니다 라는 확신 가득한 말을 듣는 건 더 좋지 않겠어요.

얼마전 이사와의 대화에서 전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도 일처리는 잘해내고 있지만, 이 수준에 만족하고 머무를 수 없습니다. 서서히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모자란 것 같아요. 좀 더 스스로를 가꾸지 않으면 점점 더 힘들어 질 것 같습니다. 경제가 힘들어서 다들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유지하는 데에 연연할때 저는 앞으로 계속 달려나가고 싶습니다.

6 Replies to “사회 초년생 꿈을 꾸다 그리고 이불을 박차고 나가다”

  1. 루드님 심경에 복잡한 문제가 생긴 것만은 틀림없어 보이는군요. 저도 화이팅! 흔히들 얘기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반드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겁니다. 티끌모아 태산(응?)이란 말도 있잖아요. 🙂

    1. ㅎㅎㅎ 차근차근 진행하고는 있는데 경과가 눈에 띄질 않으니 답답하기도 하네요. 새해를 맞아서 좀 더 확실하게 ‘나만의 프로젝트’란 걸 구체화 해봐야 겠어요.

  2. 열심히 노력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요???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많이 느끼게되네요…ㅠ

    1. 끊임없는 자기 정진! 그것밖에 없나보네요. 역시 공부란 끝이 없다는 것이… 거짓은 아니었나 봅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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