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전 캐나다에 삽니다.

아이 시팍 네이버 이 @#$%@#%. 댓글을 거나하게 써서 달려고 등록버튼을 눌렀더니 점검시간이란 화면이 뜬다. 내 댓글 돌려줘! [본문과는 상관 없음]

실은 http://blog.naver.com/ivorymind/120057152530 에서 “아이쿠, 미국에 사십니까그려?’라는 글을 읽고 댓글을 달려고 했더니 (이 부분에 대해선, 주인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댓글을 다는 데, 로그인은 필요 없더군요) 서비스 점검 화면이 떠버리더니 댓글 쓸려고 했던 것이 다 날라갔습니다. 썼던 내용을 그대로 재현하기란 제 짧은 기억력으론 좀 무리고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나던 부분과 결합시켜서 간단하게 글을 써보려 합니다. 나중에 시간봐서 위 원문에는 트랙백을 보내드려야 겠네요. 물론 댓글도 다시 간략하게 남겨야 겠죠.

베토벤 바이러스에서의 열등감

베토벤 바이러스에 주연으로 나오는 강마에. 그는 피나는 노력을 통해 지금 현재의 지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처럼 천부적인 재능이 주어진 것이 아니었던 그는 동기인 정명환에게 컴플렉스 또는 열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니 적어도 제게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노력없이 주어진 재능만으로 자신을 능가하는 사람을 도저히 제대로 봐줄 수도, 인정해주기도 싫은 것이죠. 4~5화에서 나오는 그의 한맺힌 옛이야기는 왜 그가 지금의 캐릭터를 가지게 되었는지도 잘 말해주는 것 같아요. 한편으론 가슴 찡하기도 하고 말이죠.

근데 (사람마다 다릅니다만) 남을 인정하지 않고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니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곤 하지 않겠습니다. 오만하게 살아가는 것도 가능하고, 절대 지지 않고 살아가는 것도 물론 가능합니다. 다만 결코 삶이 순탄치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사실 모든 사람이 완벽한 것은 아니잖아요. 누구나가 다른 누군가에게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리고 그 배운 내용을 다음 누군가에게 가르쳐 주게 되는 것은 진리아니었던가요? 자신의 눈 앞에서 다른 누군가가 가르침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제공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 자체는 無에 불과하잖아요. 태어나자마자 갑자기 ‘아빠, 엄마’ 하면서 옹알댈 것도 아니고, 탯줄을 끊고 갑자기 100m 달리기를 9초대에 주파한다거나 수영 8관왕을 할 것도 아니잖습니까. 남에게서 배우는 것은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현실아닙니까.

국적 또는 영주권에 따른 우월감 대 열등감

선진국이니 후진국이니 하는 말을 어렸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쓰곤 했지만, 지금은 굉장히 꺼리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잣대는 경제, 문화, 환경, 의료, 시민의식 수준외 다수로 정해지긴 합니다만, 선진국은 소위 말하는 후진국이 없이는 지금 상황에 올 수가 없었거든요. 대대로 내려오면서 착취라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 지금의 선진국 국가들입니다. 남에게서 빼앗으면서 이룩해 온 것이라는 겁니다. 과거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자구요? 지금 현재, 제가 글을 쓰는 이 시각에도 선진국이란 나라들은 후진국이란 나라들을 통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지구내에 한정되어 있는 자원으로 한쪽은 배가 불러서 남는 만큼 버리고 있고, 다른 한쪽은 굶어 죽고 있는 현상은 도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발생한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어디 살고 있다고, 어디 시민이라고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참 쓸모없는 짓입니다. 유럽에서 산다고, 북미에서 산다고 여타 국가들을 깔보는 일은 없어야 겠죠. 아니면 남에게서 빼앗아 먹고 사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운 건가요? 그리고 해외에 발 한번 내딛어보지 못했다고 해서 열등감을 느낄 것도 없습니다. 삶의 가치라는 것이 비행기 마일리지로 결정되는 건 아니잖아요. 맞는 것은 맞는 것이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이며,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입니다. 누군가의 말이나 생각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자부심 != 우월감

분명히 해야하는 것은 자부심과 우월감은 다른 단어라는 겁니다. 어떤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해서 우월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대학을 나와서 자부심을 느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 우월감을 느끼는 것은 (추악한 인간의 본성에 의해선 자연스럽긴 하지만) 잘못된 겁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추앙을 받는 반면에, 우월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손가락질을 받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그 누구도 사람위에 사람있길 원하지 않거든요.

방금전까지만해도 열등감을 갖지 말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살아라고 하지 않았냐구요? 맞습니다. 중요한 건 사람을 (그리고 그 또는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그 사람을 자신의 머리위에 올려두는 것이랑은 또 다르거든요. 거기다가 안타깝게도 열등감을 없앤다고 해서 우월감까지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 다고 해서, 서로를 향한 우월감까지 없앨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이 뭐라고 생각하던 간에 그 생각을 고수 할테니 말입니다.

Too much information?

자신의 배경을 밝히는 것은 왠만한 경우에선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지 않기 위해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이 불쑥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거나 자신의 의견에 딴지를 걸어온다면, 이건 뭐 어디서 굴러 먹던 놈이야 하는 생각이 절로 나오지 않겠어요. 사생활때문에 이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디 어디서 ‘굴러 먹던’ 놈입니다 정도는 밝혀도 되지 않겠어요. 내가 미국에서 10년동안 살았는데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 또는 그정도 이상이더라 식의 의견은, 제가 보기엔 어느 정도는 믿을 만한 이야기이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글쓴이가 과연 10년이나 살았는지, 사실여부 판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안보니 아나’ 라는 말을 어디든 다 갖다 붙일 수 있게 되거든요.

사실 경험이 많고 적음은 햇수와 반드시 비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개개인마다 습득하는 정도의 차이도 있을 테고, 환경에 따라 경험 자체도 급격하게 바뀌곤 하기 때문에 완벽한 척도는 될 수가 없어요. 대신에 그대로 시간은 많은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연로하신 분들에게서 항상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시간 덕분 아니겠어요. 이처럼 시간은 불완전하지만 어느 정도의 기준을 마련해줍니다. 5년 경험자와 10년 경험자중 택하라면 10년 경험자의 경험담을 택할지도 모릅니다. 안 그런가요? 부득부득 우겨서라도 5년 경험자쪽을 택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에겐 전 더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단순하게 원문을 반박하거나 할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글쓰신 분께서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셨는지, 제가 평소에 인터넷에 글을 남길 때 나쁜 인상을 준 적은 없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글을 시작한 겁니다. 솔직히 많이 아쉽거든요. 캐나다에서 10여년간 살게 되면서 어느 정도 제가 표출하는 의견에 대해선 공정성이 어느 정도 붙었다고 자신감을 가질만 했는데, 꼭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캐나다에서 10년동안 살았는데, 인종차별이 꼭 없는 것도 아니던걸요? 하는 식의 이야기도 와전되어서 아 그러셨어요? 물어봤나요? 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면 이건 뭐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가 일방통행이 되어버리지 않습니까. 뭐 ‘직접적으로’ 물어본 적은 없으니까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전 해외에 살면서 한번도 제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어딜가서 살든 자부심을 가지고 살 뿐이고,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정보를 제공해드릴 뿐이지요. 행여라도 제스스로가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어떤 지적이든 달게 받아 들이지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실 겁니다. 이미 타국인이 되었든 아직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든, 좋은 의미에서 또는 사실을 좀 더 확실하게 알리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다수 일겁니다. 결코 자신이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해서 대놓고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아닐거라는 거죠.

우스운 건, 문제가 일부 악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라고 하신다고 하면 더더욱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악의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든 악의적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거든요. 예를 들어서 특정 스포츠에 관한 내용을 썼다면, ‘내가 그 운동만 10년간 했는데 라고 나오는 것’처럼, 자신의 배경을 그저 타인을 비난하는 하나의 도구로서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참 결국은 다 같은 사람끼리 헐뜯고 해야 하는 걸 보면 슬픕니다. 틀린 부분을 지적하는 것도 좋고, (자연스레) 그 지적에 대해서 버럭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비난/비방은 비열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최소한 남을 헐뜯을려면 자신이 누군지부터 밝힙시다. 하긴 선플이든 악플이든 아주 듣기가 싫다면 귀와 눈을 막는 수 밖에 없긴 없겠군요.

2 Replies to “예, 전 캐나다에 삽니다.”

  1. 글 잘 보았습니다. 분명히 이성적이고 수긍할만한 말씀들이긴 한데..열등감이라는 단어가 계속 들락날락하는 모습은 조금 이해하기 힘드네요. 물론 님이 제 글을 통해 저라는 인간을 그렇게 느끼셨다면 모르겠지만…저는 정말 그런 데에 대한 열등감이 전혀 없거든요. 해외생활 오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이 깊었다면 여기서 어떻게라도 돈을 모아서 저도 그곳으로 나갔을 겁니다.

    무척 짧은 순간이었음에도 저는 외국에서 한국인들이 보이는 실망스런 모습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참 형태도 다양했죠. 그런데 그런 것을 잠시 솔직하게 서술했다는 그 이유로…몇몇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에서 몇년 또 어디에서 몇년 살았다는 말을 하며 저의 입을 막으려고 하더군요.
    이런 사람들 보면 열받는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물론 해외에 사는 모든 한국인들이 다 거만한 것은 아닐테죠. 하지만 그런 식이라면 이세상엔 정당화되지 못할 것들이 없습니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상은 엄연히 존재하거든요. 부정할 수가 없어요.

    친절한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식으로 트랙백을 통해 자기 의견 분명하게 표출해주시는 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건필하세요.

    1. 우선 방문 감사드립니다. 🙂
      열등감의 단어 자체에 대해서는… 굳이 나무도둑님을 칭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을 가르키는 것이고, 동시에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캐릭터를 이야기하다가 보니 함께 엮어져 버렸네요.
      열등감이란 것이 가지고 있으면서 아예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와 이겨내려 도전하는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돈많은 사람을 가리키며 뒤에서 욕하지만 정작 자신은 돈을 벌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 말예요.
      사실 제가 계속 강조했지만, 우월감/열등감 가질 필요 없는 겁니다. 그러고 보면, 나무도둑님이 그런 생각을 애초에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글 끝부분의 강렬한 한마디에서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문 자체에서 간략하게 언급만 되어 있지, 링크가 되어있거나 예문이 포함되어 있지 않던 탓에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별로 좋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으신 것 같네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나 봅니다. 다음에 시간되면 관련된 글도 한번 읽어봐야 겠군요. 🙂

      다시 한번 방문 감사드립니다. 네이버의 시스템 점검문제가 아무래도 제가 글을 쓰도록 더욱더 부추긴 것 같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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