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나부터 잘 지키자.

일전에, 싸이월드 파이어폭스 이미지 사건 때문에 웹표준 과 저작권 관련 글이 꽤 올라왔었습니다. 일전이라고 해봐야 그리 오래 되진 않았지만, 웹표준 과 저작권 문제가 오늘 어제 일은 아니었죠.

싸이월드 사건에 대한 제 입장 - 펼쳐보기
싸이월드 파이어폭스에 이미지 사건에 관한 제 입장을 잠시 밝히자면, 솔직히 저는 웹표준이고 저작권이고 별 관심 없습니다. 아니 없었습니다. 다만 사과해야할 당사자가 괜시리 얼렁뚱땅 넘기려 하는 것 자체가 불만이었을 뿐입니다. 하긴 애시당초 (제 생각에는) 싸이월드가 웹표준을 준수하지 못함을 사과해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싸이월드도 결국 사업이고 다수의 소비자가 요구하는 대로 최대한 적은 돈을 들여서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데 열중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거지요.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서비스가 있는 데, 단지 윈도우 거기다가 익스플로러에서 밖에 안된다. 이렇게 되면 건의를 하되 꼬장을 부리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일례로 캐나다 현지 통신회사중 Telus 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휴대폰은 삼성이든 소니든 LG든 MP3 벨소리가 안됩니다. -_-; 애시당초 컴퓨터에 연결해서 MP3를 벨소리로 쓸 수 있게 하는 기능 자체가 없던가 아님 제거된 것이죠. 거기다가 폰 자체가 잠겨 있어서 아무 휴대폰을 사용할 수도 없게 되어있답니다. Telus에 가입해서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으면 Telus에서 직접 휴대폰을 사야 된답니다. 아마 CDMA 네트웍을 사용하는 업체는 다 그렇지 않나 싶은 데,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어쨋거나, Telus에 불만이 있으면 다른 회사로 옮겨가는 거지, 온갖 불평/불만을 사방에 터뜨려 버리진 않지 않습니까.

사담입니다만, 제가 인턴으로 있는 회사내 동료에게도 잠시 물어봤었습니다, 싸이월드 파이어폭스 이미지를 보고 무슨 생각이 떠오르냐고요. 물론 그림만 봐선 그도 처음엔 모르더군요. (그는 캐네디언입니다.) 되려 초기 파이어폭스 이미지 같이 보인다고 되묻던데, 아마 사과를 표명할때 허리를 (머리를) 굽히는 것은 북미인에게 익숙하지 않을련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밑에 쓰여 있는 글을 영어로 설명해줬을 때 그제서야, 분개를 하더군요. 😀 예 그는 파이어폭스 사용자입니다. 아주 초기 버전부터 썼었다고 하는 걸로 봐선, 아마 엄청난 신봉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지 자체는 모질라에게 있으니 저작권 위반에 웹표준을 지키지 않는 건 더 큰 문제니 어쩌고 저쩌고 주섬주섬 이야기를 꺼내길래 잠시 들어봤습니다. 웹표준을 제정하는 그룹이 있는데, 그걸 마소에서 (제멋대로) 나름대로의 규칙을 더해버려서, 문제라고 푸념아닌 푸념을 늘어 놓았답니다. 다른 브라우저에선 잘만 보이는 데, 요즘 출시된 IE 7.0 버전에서 잘 안보이는 사이트가 곧잘 나온다는 말이 나오는 걸 봐선 영 거짓/과장은 아닌가 봅니다.

결론은 싸이월드가 웹표준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어쩌라는 겁니까. 당장 회사 정책이 그렇게 되어 있다면, 그건 그네들 입장인 것이지, 사용자가 일일히 간섭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마소의 손아귀에 벗어날 수 없다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들은 결국 다 푸념일 뿐입니다. 진짜 그렇게 웹표준을 지키고/수호하고 싶으시다면 다들 웹표준을 안지키는 사이트는 애초에 안쓰면 되는 겁니다. 좀 과격하고 불편하긴 하겠지만, 이렇게 해야만이 진정으로 스스로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선택의 권리 말입니다. 사용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것이죠.

파이어폭스 이미지 사건은 좀 아쉽게 되었습니다. 욕까지 나와야 할 사건은 아니었는 데 말입니다. 이미 모블로그에도 제 의견을 잠깐이나마 댓글로 남겼었습니다만, 싸이월드의 미니미가 사과를 표명하는 이미지 였다면 훨씬 매끄러웠으리라 봅니다.

싸이월드도 싸이월드지만, 제 스스로가 저작권 문제를 제대로 지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T 업계에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몸이고 앞으로도 소프트웨어 쪽으로 밥벌어 먹고 살 형편인데, 스스로가 저작권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어느 정도는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않될거 같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차츰 차츰 컴퓨터 하드 정리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안쓸 프로그램은 다 지우고, 서서히 오픈 소스로 대체해 나가야 겠네요. 물론 진정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돈 주고 사야죠. 😀 간혹 진짜 좋은 프리웨어가 눈에 띄면 리뷰글 올릴께요.

7 Replies to “저작권 나부터 잘 지키자.”

  1. 저도 저작권을 위해 정리작업을 시작한 지는 꽤 되어서 거의 오픈 소스 계열과 공개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는데 어도비 사에게 만큼은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더군요. 얼른 지워버려야지;

    1. 😛 건축가가 되길 원하는 제 동생은 제가 추천한 것도 있었지만, 결국 포토샵 CS2 정품을 사서 쓰게 되었답니다.
      덕분에 동생이 나름대로의 이득을 얻은 게 좀 있다지요. 😉

      조만간 비스타가 출시될 텐데 왠지 이번만큼은 사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드네요. 비스타 + 리눅스 조합으로 나가야 될려나요. 매킨토시는 언제 써볼 수 있으려나 흑 ㅠ_ㅜ

  2. 맞는 말씀….
    남들.. 특히 기업들이 저작권을 안지킨다거나…
    고작 표준 정도를 안지킨건 그렇게 욕을 하는데, 정작 자신들은 정품 구입 자체는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많죠.

    영화던 음악이던 프로그램이던, 정품 산다고 돈 많다고 하는 소리 들으면 막 화나더군요.

    ps. 비스타는 구입 예정이지만 가격이 너무 심하더군요 -_-;;

    1. 비스타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정품 등록/인증 시스템이 더 복잡해졌더군요. 한번 설치해서 등록하면, 컴퓨터 다른 곳에 옮기는 것은 한번밖에 허용이 되지 않는 다는 말을 들었어요. 윈도우 XP 보다 조금은 유연하다고는 합니다만, 정품을 구입해서 사용하는 게 이렇게 복잡하고 귀찮아서야 원 -_-;

      조만간 정리 글 한번 올려봐야 겠네요.

  3. 싸이월드가 웹 표준을 지키지 않는것에 대하여 소비자가 분개하는 것을 “중이 떠나라”고 표현하셨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한 것에 대하여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주인장님께서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하여 한번도 분개한적 없으신지요? 대한민국이 싫으면 모두 떠나야 합니까? 싸이월드의 정책이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이윤추구만을 위하는 것이라면 소비자의 불만도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자유롭게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막을 방법도 없구요. 그리고 기업에게는 사회적인 책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MS 또는 삼성등의 글로벌 기업이 매년 직원복지와 사회환원을 위하여 얼마나 노력하는지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지요. 웹 표준을 지켜서 소수의 핸디캡환경을 지닌 사람들을 고려하는 것도 IT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수민족의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1. 대한민국의 현실과 기업의 윤리/목표를 직접적으로 연관짓는 건 조금 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더욱이 싸이월드가 웹 표준을 지키지 않아서 분개한 것은 아주 오래전 부터 일이었으며, 분개했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아예 싸이월드를 사용하지 않던 가, 아니면 불만을 표기하면서도 익스플로러를 통해서나마 싸이월드를 사용하셨던 걸로 압니다.

      이번에 아주 크게 터져나왔던 것은 단순히 싸이월드가 웹표준을 지키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솔직히 진정으로 불만을 토로해야 할 부분은 금융기관/정부 사이트 이지 기업이 돈을 벌 목적으로 기업이 돈을 직접 투자해서 개발하고 만든 사이트가 아니지 않습니까. 각종 은행에서 액티브X 사용 남발로 이용에 불편해 하는 글이 크게 불씨가 되어 욕이 난무하는 글이 나돈 적이 있었던 가요?

      그리고 불만을 막을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은 맞습니다. 불만이란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것이고, 절이 싫어서 중이 떠나는 것도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다만 제 생각에는 기업을 상대로 소비자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무서운 무기는 불만을 토로하는 사용자가 아니라, 집단적인 불매운동이라 봅니다. 불만있는 사용자는 그래도 지속적으로 돈을 지불하면서 사용하는 입장아닙니까. 기업이 과연 얼마나 크게 관심을 둘까요? 물론 불매운동을 할때는 한두명 정도가 아니라 대대적인 불매운동이어야 하겠지만요.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중이 떠난다는 비유를 든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갈 곳 없는 떠돌이는 아닙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대부분의 경우, 주위를 둘러보면 얼마든지 A를 대신할 B는 있다고 봅니다.

      MS 나 삼성이나 다들 사회적인 책임을 짊어진답시고 직원복지와 사회환원을 하는 것은 진정으로 사회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되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자신들의 기업의 이득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복지야 두말할 나위 없이, 불만 없는 직원이 100% 또는 200% 능력을 발휘하기에 ‘뒷바라지’ 해주는 것일 테고, 기업 자체가 하는 사회환원의 반은 세금 공제 때문 아닙니까? 제가 약간 시니컬한 비유를 많이 썼었습니다만, 아예 틀린 말은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

      소수의 핸디캡 환경을 지닌 사람들을 고려하는 것은 이미 말씀 드렸지면, ‘의무’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기업에게 ‘의무’가 될 일은 기업내의 목표 (이윤 추구 포함) 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일들이라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직접적인 제재를 가해서 사회로 환원을 요구한다면 그때는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습니다만, 그런 상황은 쉽게 그리고 함부로 나오지는 않지요.

      끝으로 저는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자는 말은 한 적이 없습니다. 같은 소비자끼리 치고 박고 싸우면 뭐합니까. 자신들의 의견을 좀 더 확실하게 제대로 전달하려면 과격한 방법을 동원할 필요도 있다고 한 것이지요. 그래도, 짧은 소견 끝까지 들어주시고 이렇게 진지한 댓글 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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