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산다는 건 – 1. 눈 눈 눈

雪雪雪

놈놈놈의 패러디는 당연히 아닙니다.

물론 영화 OST로 사용된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를 좋아하긴 하지만 말예요. 😀

그런 의미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코너! Santa esmeralda의 라이브 공연~

흠흠 (헛기침) 다시 본론으로 돌아 오자면, 9년반 전, 때는 바야흐로 고입 시험이 끝나고, (예, 지방이라 시험 봤습니다. oTL) 중학교 졸업식도 끝난 2000년 초. 이민을 앞두고 집에서 뒹굴 뒹굴 거리고 있을 적. 마냥 기다릴 수 없다 하여, 일단 아버지와 함께 둘이서만 출국 (이라고 쓰고, 어머니가 빈대짓하는 거 보기 싫다하여 강제 출국 이라 읽음)

여담입니다만, 비행기는 몇번 타보지 못했네요. 여행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기회가 없어요. (실은 돈이 없습니다… ㅜ_ㅡ)

자질구레한 내용은 다 빼고 (실은 제대로 기억을 못하는 걸지도? 퍽! ) 어머니와 동생이 캐나다 입국할 때까지 고모님댁에서 몇주간 지내다가 느낀 점이라면, 우선 가장 놀랬던 점은 (Cultural shock 이랄까?), 밤인데도 상가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캐나다엔 Plaza 개념으로 상점들이 옹기 종기 모여 있답니다. 가게들이 따로 있는 곳은 드문 편이랍니다. 주택가에 플라자를 크게 지어서 건물주가 세를 주는 거에요. 어쨋거나 이런 플라자의 가게들이 밤에 폐점후에도 불을 끄지 않는 겁니다.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아니 전기세가 얼마나 되는데! 과장 섞어서 대낮 처럼 훤하니 밝혀 두었더군요. (요즘은 전기세가 오르고, blackout도 겪었던 온타리오주인지라 다들 전기를 아끼는 편입니다.) 자초지종을 듣자하니, 전기세가 비싼 것도 아니고 도둑도 예방하는 차원에서 켜둔다 더군요. 좀 색달랐습니다. 물론, 어린 나이에 ‘아, 도둑이 심한가 보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지만요. 😛 (사실 9년전 당시의 캐나다는 범죄가 그리 심했던 건 아닙니다. 물론 밤에도 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었던 9년전의 한국보다는 심했겠지만요.)

그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건, 눈(雪)입니다. 지금이라면 치를 떠는 눈이지만서도, 한겨울 공항에 발을 내딛으면서.. 제 눈에 가장 확 들어왔던 것은 눈이었거든요. 🙂 제가 얘기 했던가요? 남부 (경남, 김해) 출신인지라, 눈이라곤 바닥에 몇밀리 쌓이는 정도 였거든요. 온세상이 하얗기만 하니, 참 신기했습니다. 강원도 출신인 분이 계신다면, 눈 그 뭐가 신기해 라고 하실 지도 모르겠군요. (웃음)

물론 10년이 되어가는 지금, 눈이라면 토가 나올 정도로 지겹습니다… (-) 눈보라가 불때면 온갖 욕이 튀어 나오다가, 그렇게 쌓인 후 녹기 시작하면 사방이 질퍽 질퍽. 으아아아아아

그냥 포기하고 삽니다. 제 꿈이 저기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 남부 쪽에 별장 짓고 사는 거에요…

이렇듯 해외에서 산다는 건, 초반에는 언제나 놀라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수병도 조심해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호기심이 가득한 분이라면, 그리고 언어의 장벽 따윈 두렵지 않은 분이라면… 정 붙이면 고향이라잖아요. 😉

이제 와서 다시, 그 첫 날 밤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이민자로서의 겸손함. 타인을 우습게 보지 않는 마음 가짐을 가졌던 초심으로 돌아가는 건 가능하겠지요? 🙂

이어지는 2부에서는, 고등학교 초기 시절을 그려보고 싶네요.
참 많은 분들을 뵈었는 데… 큰 도움을 주셨던 선배님들도 많았거든요. 😀

8 Replies to “해외에서 산다는 건 – 1. 눈 눈 눈”

    1. 🙂 안녕하세요.
      저도 리스트에 추가 되는 건가요? 씨익 😛

      근데 (움찔) 3 Minutes in Canada 라는 타이틀은… 지금에서야 봤습니다. =0=
      캐나다에 계시는 거였군요. ㅋ

  1. 저도… 캐나다 토론토에요… ㅋㅋ

    위에 별헤는밤 님 등등 걸쳐서 파도(?) 타서 왔습니다
    반가워요~~~

    1. 예. 조용하다면 조용하달까. 지루하다면 지루하달까…
      무료한 도시, 워털루에서 살고 있습니다. 😛
      불행중 다행인지, 제가 조용한 걸 좋아해서 복잡한 토론토 보다는 여기가 더 좋더군요. 😀 특히 하늘이 넓고 높은 것이 너무 좋아요. 🙂

  2. 무료한도시, 정말 맞아요. 저도 처음에 그게 좋아서 한동안 잘 지냈었어요. 나중엔 도시가 그리워 졌지만요.
    그곳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데.. 친구들중엔 워터루를 못견디고 주말마다 토론토로 도망쳐 나오듯 오는 사람들이 괘 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생각해보니, 워터루에서 10분 차타구 나가면… 들판에 소 나오던게 생각나요 ㅋㅋ

    1. 주말마다 토론토 나가는 거.. 왠지 공감할만 합니다. 😛
      그래도 공기가 맑아서 (느낌상인가?) 기분이 좋아요. 사람 붐비는 곳은 숨이 막히는 느낌인지라… 얼른 돈벌어서 저기 플로리다에 별장이나.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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