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폭? 익스? 오페라? – 그냥 입맛대로 써라 (단 차이점만 제대로 알아라)

간만에 발행 한번 해보네요. 손이 심심해서 말입니다. 😀 편하게 쓰려고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행여라도 거슬리는 분은 읽는 걸 삼가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익스플로러와 익스를 마음대로 바꿔서 사용하고, 파이어폭스와 파폭을 마음대로 바꿔서 부르고 있으니, 이점 미리 유의해주세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마소, 또는 MS 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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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에 안경이라 했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 했다. 솔직히 무슨 플랫폼을 쓰던 간에 자신의 용도에만 맞으면 되는 거 아닐까? 요즘 기름값이 비싸서 조금이라도 아껴볼까 경차를 타거나 하이브리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그 뭐 큰 대수라며 SUV, Jeep 또는 트럭 타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누구에가나 완벽할 수가 없듯이, 어떤 선택이든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여지껏 그래왔듯, 두 메이저 브라우저 플랫폼의 싸움이 크게 불 붙은 곳을 보았는데,

파이어폭스 쓰는 목적은 대부분 사실 그냥 자기도취 아니냐?

그래봤자 글 쓴 주인장과 파폭을 옹호하는 많은 방문객사이의 피튀기는 댓글 싸움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왜일까?

아아, rhetorical question (수사의문이라나? 반어법) 일 뿐이니, 굳이 답변을 할 필요는 없다. 이미 밝혔듯이 브라우저도 결국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도구일 뿐이다. 최홍만이 크라이슬러 Pt Cruiser를 운전 할 리 없듯,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사용하면 되는 거 아닌가? 뭐 이건, 자신이 입던 옷을 무작정 남에게 떠 맡기며 입으라고 강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잖아.

내 생각으론,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 귀찮아서 윈도우에 깔려 있는 그대로를 사용하는 사람들
– 따로이 프로그램을 설치/세팅 하기 싫어서 깔끔하게 윈도우에 깔려 있는 그대로를 사용하는 사람들
– 액티브X 때문에 (좀 더 좋게 또는 포괄적인 의미에서 말하자면, 자신의 용도에 맞기 때문에; 나쁘게 말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 그냥 익스플로러가 좋아서; 7에 와서는 탭기능 까지 지원되니까
– MS 신봉자

익스플로러 기반의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 마우스 오른쪽 버튼 막은 거 우회하기 위해서
– 파이어폭스에서 제공되는 애드온이 부러운데, 정작 파이어폭스를 쓰기는 싫거나 또는 익스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서

파이어폭스 (또는 모질라 기반의 브라우저) 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 주변에서 추천하니까 좋은 거 같아서
– 그냥 MS가 싫어서 또는 익스플로러가 웹표준을 지키지 않아서
– 파이어폭스가 오픈소스라서; 무슨 뜻인가 하니, 공개되어 있어서 수많은 애드온이 무료로 제공되고, 패치및 업데이트가 빠르다

오페라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 그냥 익스도 싫고 파이어폭스도 싫어서
– 웹표준에 너무 관대한 익스플로러가 싫고, 웹표준에 너무 엄격한 파이어폭스도 싫어서; 무슨 말인가 하니, 익스플로러는 쓰기 싫고, 파이어폭스를 쓰자니 깨져 보이는 사이트들이 있어서

다 쓰는 사람은,
– 그냥 입맛대로 바꿔쓴다, 왜?
– 웹디자이너/웹프로그래머

뭐 개별적인 이유가 다 있을 거라 믿지만, 전반적으로는 위에 해당하는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Maxthon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익스플로러 기반이라서 익스에서 사용하던 (거의) 모든 것들이 가능하고 내장되어 있는 기능들이 너무나 맘에 든다. 광고 제거도 좋고, 마우스 제스처도 너무 맘에 든다.

자, having said that, 소프트웨어를 전공했고, IT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짤막하게 말하자면, 익스와 파폭의 대립은 상용 소프트웨어와 무료 소프트웨어의 관계와 같다고 생각한다. 익스플로러가 무슨 상용이냐, 따로 돈을 내지도 않는데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지적하고 넘어가는데,
– 윈도우는 상용 소프트웨어
– 익스플로러는 윈도우 전용; 그리고 정품 사용자만 사용 가능 (익스7부터)
– 그러므로, 익스플로러는 상용 소프트웨어

**아 물론, 본 포스팅에서 윈도우를 합법적으로 사용하느냐, 불법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에 반해서 파이어폭스는, 모질라 재단 자체가 오픈 소스 진영인 관계로 무료 소프트웨어가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오픈 소스와 무료 소프트웨어는 확실히 다르다. 본 포스팅에서 많은 것을 다룰 수는 없으니까, 오픈 소스는 무료 소프트웨어 보다 훨씬 개방적이다 라는 사실만 알아두자. 비유를 하자면, 오픈 소스는 Sandbox에 가깝고, 무료 소프트웨어는 공원 풀밭에 가깝달까? 대부분의 경우, 모래상자의 모래를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건 가능하지만 (성을 쌓든, 굴을 파든), 풀밭은 마음대로 헤집거나 파낼 수가 없지 않나.

자 익스는 상용, 파이어폭스는 오픈소스. 라는 현실이 머리에 각인되었다면, 이 전제를 가지고 이 두 소프트웨어를 객관적으로 비교해 보자. 이미 다들 알고 있듯이, 상용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 돈을 냈기에, 회사에서 받는 서포트가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좀 더 확실하다; 계약서에 의거한 책임감/의무감 때문에라도
– 상용이라서 좀 더 안전하다?

상용의 큰 단점이란, 장점이 그대로 단점이 된다는 것이다.
– (당연하게도) 오픈 소스가 아니니, 회사에서 고쳐주지 않으면 또는 회사에서 고쳐줄 때까지 세월아 네월아 해야 된다
– 상용이라고 무조건 무료 소프트웨어보다 좋은 건 아니다; 일례로 자신이 원하는 기능이 있다고 해서 그 기능이 추가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정 필요하다면, 돈을 지불하고 다른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추가해야 한다

상용을 이야기 했으면 오픈 소스에 대해서도 언급을 해야겠지. 오픈소스의 장점은,
– 열려 있으니까, 항상 활발한 개발이 이루어진다. 애드온의 개발도 빠르고, 패치도 빠른 편이다
– 에, 공짜다

당연하게도 오픈소스도 단점이 있다.
– 오픈 소스이기에 의무감이란 것이 없다. 필요에 의해서 행해지는 개발이기에, 자신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작정 기능이 추가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물론 자신이 따로이 프로그래밍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 오픈소스니까, 공짜니까, 사용하다가 잘못되면 다 사용자 잘못이다. 책임을 떠넘길 상대가 없다

위에서 열거한 장단점들을 익스와 파폭에 그대로 적용해보자.

익스는 상용인 관계로, 마소에서 책임지고 프로그램 업뎃에 신경을 쓴다. 보안 패치든 뭐든 간에. 동시에 상용인 관계로, 내가 원하는 기능이 있다면 내가 따로 개발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또는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제3자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 일례로 광고제거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익스플로러에선 따로이 광고제거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당연한지도 모르겠지, 하나의 거대 기업으로서 그런 걸 제공했다가는 소송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올 테니까. 뭐, 정 광고를 보기 싫어서 제거하고 싶다면, 웹마든 Maxthon 이든 익스기반의 프로그램을 따로이 써야 한다.

파이어폭스는 오픈소스인 관계로, 수많은 애드온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Ad blocker 만 해도, 파폭 사용자에겐 거의 필수이지 않은가. 하지만 파폭은 웹표준에 꽤나 엄격한 편이다. 익스에서 무난히 잘 보이는 사이트들도 다 깨져서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물론 규칙을 지킨다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사용자로서 불편한 건 불편한 거니까. 더군다나 개인적으로 너무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는 점은, 파폭이든 오페라든 Ctrl + O 키로 웹사이트 방문이 안된다는 것이다. 왜 무조건 주소창에 주소를 쳐넣어야 되는건데! 다 흔적이 남잖아!

말이 좀 길어졌는데, 요는
– 어느 플랫폼을 사용하든 자신에게 맞는 도구라면 그것은 ‘자신에게’ 옳은 도구다; 모 블로거가 사용한 자아도취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라는 거다
– 일전에도 이 말을 한번 했다가 데인 적이 있는데, 아직 아주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싫다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해야 소비자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거 아닌가?
– 앞에서 조목조목 따진 상용 소프트웨어와 오픈 소프트웨어와의 관계를 제발 인지해줬으면 한다. 지포 라이터와 길거리에서 무료로 받은 라이터의 차이점처럼, 각자의 장단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 파이어폭스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MS의 플랫폼 독점을 막기 위해선 뭔가 하나가 치고 올라갈 수 밖에 없으니까
–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하려는 것이 웹서핑 이지 않은가? 무슨 플랫폼을 통하든, 어떠한 도구를 사용하든 결국 하는 일은 같다. 맥가이버 칼로 연필을 깎든, 일반 문방구 칼로 연필을 깎든 말이다. 결과만을 따지는 것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 요는 목적은 같다는 것이다

비판은 좋지만, 비방은 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나는데, 비판과 비방의 벽이 희미해져가는 요즘 참, 웹서핑이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