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생각의 꼬리가 무는 시간이 줄어들 때면..

제가 평소에 생각이 많은 편입니다.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하고, 실없는 생각도 하곤 하며, 종종 아주 심각한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한없이 이어질 때면 긴 포스팅 거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

하지만 생각이란 것은 원하지 않으면 절대 이어지지 않아요. 순간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때 그때 이어주질 않으면 일순간 반짝했다가도 금새 사라져 버립니다. 제게 있어 생각이란 마치 성냥불과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이 붙는 순간 맹렬하게 타오르다가도 금새 꺼져버리기에, 어딘가로 불을 옮겨주지 않으면 초기의 불씨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거든요.

더군다나 메모를 보고 생각을 이어가는 것에는 항상 한계가 있게 마련이라, 초기에 생각했던 방향과는 정반대로 생각이 흘러갈 경우도 생기게 되요. 바쁠때면 순간 순간의 생각을 정리해서 쪽지에 적어두거나 아니면 단순히 기억 한구석에 잠시 밀어두곤 합니다만, 생각의 재정리라는 것이 항상 쉽지가 않군요.

요즘 플톡이나 미투다 한국형 라이프로그 또는 줄로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두 서비스 모두 사용해봤고 현재 미투에 간간히 생각을 메모해두고 있어요. 문제는 너무 메모식의 짧은 생각에 익숙해지다 보니, 도무지 제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툭 툭 내던지고선 다시 뒤돌아 보지 않을 것만 같은 생각들이 하나 둘 늘어만 가고 있어요. 일상의 소소한 일을 기록하는 서비스들이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야말로 항상 소소한 일상거리들로 상념의 기차를 (train of thought) 채워나가는 걸요.

생각을 이어가지 않으면, 생각을 글로 옮기지 않으면, 그리고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손에 쥘 수가 없습니다. 제 자신의 삶이 나아가선 인생이 한 줄의 문장으로 단순히 설명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어요. 바쁘다 바쁘다 하지만, 한 줄의 문장으로 하루를 정리하기엔 세상은 너무나도 넓고 복잡한 것 같아요. 가끔은 우두커니 제자리에 서선 차분히 긴 상념에 빠져 보는 것이 (적어도 제겐) 필요한 것 같습니다. 🙂

2 Replies to “생각에 생각의 꼬리가 무는 시간이 줄어들 때면..”

  1. 저도 많이 그랬어요.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부단히도 애를쓰고, 어디에 있든 무얼하든 어떤 느낌을 적어내려고 노력한적이요. 이젠 모두 귀찮아졌지만-_-;;;;

    요즘은 그냥 머리가 터질것 같을때만 적어내려가는 정도입니다. 재정리나 나중에 고치는.. 이런건 또 쉽지 않아요. 그냥 적고 있는 그 당시는 머릿속의 생각을 바로 받아내는것에만 집중하니까요. 그 자체를 남기고 싶기도 하구요..

    1. 한때 (아직도 조금은) 디지털 보이스 레코더를 사보는 건 어떨까 많이 생각해봤어요. 길을 걷다가도 떠오르는 생각들을 직접 담아두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구입을 고려해봤습니다. 문제는 막상 사놓고선 안 쓰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조금 있어서 보류중이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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