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영화 감상기

그렇게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 영화를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극찬을 많이 받고 있고, 현재 상영1위를 달리고 있는 지라, 꼭 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었거든요. 🙂 점심때 가서 사람이 뜸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좌석의 반이상은 채우더군요.

제가 글 재주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딱히 영화를 즐기는 매니아도 아니기에 전문적인 리뷰를 쓸 자신은 없습니다. 대신 나름대로 영화를 보며 보고 느낀 점을 줄거리와 함께 써나가볼테니,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이 점 유의해두시길 바랍니다. 제 기억 나는대로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다 쓸테니까 괜히 영화 보기 전에 너무 많이 알게되었다 하는 불만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

-접어둡니다. 읽으실 분은 아래 클릭해주세요. 쓰고 나니 꽤 길게 되었군요. :P-

본격적인 리뷰 읽어보기
우선 첫째로 연출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꺼내볼까요?

황금빛 영광

영화 내내 시종일관 변함이 없는 것이 하나 있다면 전체적인 영화의 색감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엉겨붙어 싸우는 장면을 “반지의 제왕”을 생각하시며 보신다면 확연하게 차이가 나실겁니다. 무슨 색깔이길래 그러느냐고요? 황 금 빛 입니다.

전체적으로 황금빛 색감이 감돈다는 느낌이 내내 들었습니다. 우선 첫째로, 이 황금빛은 잘다져진 복근을 자랑스레 보이며 망토와 간신히 하단부를 가리는 바지 (거의 팬티 수준) 를 입은 구릿빛 피부의 스파르타인에게서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용맹무쌍함을 자랑으로 여기는 스파르타인이기에 햇볕에 잘 태워진 구릿빛 피부는 그들만의 자랑일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황금빛은 등장 인물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강렬한 햇빛이 비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싸우는 전투장면에서도 잘 느낄 수 있고, 영화 내내 간간히 등장하는 밀밭 배경에서도 황금빛을 완연하게 느낄 수가 있답니다. 왜 감독은 전체적인 영화의 색감을 황금색으로 했을까요?

짧은 제 소견이지만, 황금빛이, 영광하면 떠오르는 색깔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 가장 명예스럽게 여겨지듯, 황금은 장신구 이상의 영광스런 색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런 황금빛을 영화 내내 느낄 수 있었던 건, 스파르타인이 페르시아의 대군을 상대로 염원하던 것이 Glory, 영광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전쟁은 아름답지 않다

마초영화라고 평가받는 300이지만, 저는 이 영화가 단순히 남성의 강대함을 표현하기위해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전쟁을 미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아름답지 않은 전투장면을 통해 전쟁의 아픔을 잘 표현함으로서 단순히 죽이고 때려부시는 영화 이상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투장면의 대부분이 그 순간을 잡아내는 데 몰두하고 있어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상장면이나 등장인물들의 심적변화라든가 하는 것도 종반부에 아들을 잃은 스파르타인의 절규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긴 실제로도 전쟁은 항상 잔혹하지 않겠어요. 지키는 자든, 침략하는 자든,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것인데 아름다움을 찾기는 힘드리라 여겨집니다.

이 외에도 뛰어난 CG효과 및 칭찬할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겠습니다만, 제 눈에 띄는 부분은 이 정도네요. 그럼 슬슬 본격적인 영화 줄거리로 넘어가 볼까요? 🙂

포인트 3가지와 줄거리&리뷰 시작

감히 주제라고 부르기는 좀 뭐하고, 영화 보면서 (줄거리에 대해) 느꼈던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파르타인은 강하다. 남녀를 불문하고 강인함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스파르타인.
2. 국가와 동족을 지키기 위한 목적을 안고 싸우는 자들은 강하다.
3. 전쟁은 단순히 치고 박고 싸우는 전투만이 전부가 아니다. 배후에서 발생하는 정치 공작과 배신은 빼놓을 수 없다.

영화의 시작은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Leonidas)왕 (이하 레오니다스)의 유년기 시절때부터 시작합니다. (궁극적으로) 나라를 지키기에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아기들은 모두 버려지기에 성인 스파르타 남자들은 모두가 건장하고 전투에 능한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자연에서 홀로 생활하며 생존 방법을 몸소 체험하는 스파르타인, 자연지형을 제대로 이용하여 야생늑대를 창으로 찔러 잡은 레오니다스는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실감하게 해줍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뒷배경이 전혀 설명되지 않습니다. 스파르타가 그리스 반도내에 어떤 입지를 갖고 있는지, 페르시아의 침공이 왜 그리고 언제 시작되었는지, 다른 여타 국가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 지, 역사적인 배경에 대한 설명은 일체 배제되어 있습니다. 영화 전체 상영시간이 2시간 남짓이기에 스파르타 300인의 전투가 영화의 전반적인 주제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시간은 어느덧 흘러 (실제 러닝타임은 대략 5-6분 정도?) 페르시아에서 사절이 도착합니다. 자신의 부인을 욕하고, (감히) 협박을 통해 항복을 요구하는 사절을 레오니다스는 스파르트가 어떤 나라인지를 확실히 보여줍니다. 바로 이 장면이 영화 예고편에서 나오는 “This is Sparta”를 외치며 사절을 발로 차버리는 장면이죠. 레오니다스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

[외교 사절외에 따르던 수행원 4-5명도 같이 구덩이에 베여 차버려지게 됩니다. 꽤나 깊은 구멍인 것 같은데, 어떤 용도로 쓰이는 지는 부가 설명이 없어서 확실히는 모르겠어요. 한가지 눈에 띄였던 점은 차여진 페르시아인들이 허우적거리며 떨어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꽤나 오랫동안 포착됩니다. 바닥에 이르러서 즉사하는 모습을 보여줄만도 한데, 끝끝내 ‘죽는’ 모습은 보여주질 않았어요. 레오니다스의 행위가 그리고 페르시아를 대상으로 한 이 전쟁이 단순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복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깊고 깊은 나락 속으로 빠져나올 수 없이 빨려 들어가는 그런 느낌 말이에요.]

결국 페르시아와 대립하게 된 스파르타. 레오니다스는 신탁을 받으러 산에 올라갑니다. 5명 (4명이었던가요? 가물가물) 신관들을 설득하기 위해 황금 주화를 건넴과 함께 자신의 전략을 열심히 설득시키려 합니다. 제사기간인지라 스파르타를 전쟁에 끌어들일 수 없다며 머뭇거리던 신관들은 못이기는 척 신탁을 들어보자며 무녀에게 지시합니다. 열심히 (신들린듯) 춤을 추다 뭐라고 내뱉는 말을 신관이 해석하니, 전쟁은 필패이고 스파르타는 무너질거라고 합니다. 결국 싸우지 않고 항복해야 한다는 것이죠. 레오니다스는 고민하며 떠나고, 이어지는 장면에선 스파르타내에 이미 페르시아 첩자가 침투해서 신관들을 구워 삶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미성년자인 (15-6으로 보이는) 무녀가 천 하나만 걸친체 몸을 흔들다 보니, 가슴이 쉽게 드러납니다. 괜히 18금이 아닌듯? 므흣*-_-* 으흠, 각설하고, 레오니다스가 바닥에 털썩 내던지는 주머니에는 황금 주화가 담겨 있습니다. 몇개가 굴러나오는 데, 모든 주화위에 얼굴이 새겨져있네요. 과연 이 주화가 나중에 다시 나타날까요?]

허위였던 아니든 사실을 알리가 없는 레오니다스는 낙심한 얼굴로 한밤중에 고민합니다.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페르시아에 대적해 싸워야 하지만, 신탁 자체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기에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아름다움, 현명함 그리고 강임함을 모두 지니고 있는 고르고(Gorgo) 여왕은 그를 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안심시켜주려 합니다.

[What would freeman do?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의무를 다할 수 없는 제약에 걸린 레오니다스. 이미 내려진 신탁에 거스를 수 없는 몸이기에 전군을 이끌고 전쟁에 나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원로원들의 허락이 없이는 국왕도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신탁에 거스르지 않는 한도내에 300명의 스파르타 성인남자를 모집한 레오니다스. 자신의 개인 보디가드라고 부르는 위트를 발휘하며 북쪽으로 산책간다며 떠납니다. 떠나는 그에게 목걸이를 건네는 여왕. 결단코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스파르타에 약한 모습이란 용서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영화 내내 등장 인물들이 눈물 흘리는 장면은 몇 안됩니다.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레오니다스는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아마 두장면 정도만 눈물 장면인 걸로 기억하네요. 전개상 아직까지는 분위기가 그렇게 무겁지는 않습니다. 레오니다스가 저 300명은 내 개인 경호원들이라고 돌려 말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웃기까지 할 정도니까요. 목숨을 불사하고 나라를 지키러 나가는 데 웃다니 조금 짜증나긴 하지만, 연출 의도 자체가 살짝 풀어주는 장면인지라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Thermopylae 또는 Hot gate (테르모필레, 이하 협곡)을 향해 진군하던 중, 700여명의 테스피스군이 합류합니다. 스파르타군의 수가 몇 안되는 것을 불안히 여기는 테스피스군에게 스파르타군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장면도 연출됩니다. 🙂

불타는 마을을 뒤로 한체, 협곡에 당도하여 페르시아군의 위풍당당함을 마주하게 됩니다. 폭풍에 휩쓸리는 배를 보며 기뻐하지만, 워낙 숫자가 많아서 결국에 해변가에 도착한 페르시아군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숨막히게 하네요.

[슬슬 관객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는 장면이 바로 한 마을에서 저지른 페르시아의 만행입니다. 나무에 수없이 매달려/걸쳐 있는 시체들은 앞으로 발생할 전투가 치열할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지요. 가벼운 분위기와 가끔 등장하는 유머에 웃기도 하고 여기저기 가끔 수군거리기도 하던 관객들이 점점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전투입니다. 지금까지 러닝타임이라고 해봐야 2-30분 정도? 남은 한시간 반정도가 끝없는 전투와 배신에 배신을 무는 스파르타 국내의 심각성을 보여주며 흘러갑니다.

도중에 등장하는 곱사등이 에피알테스는 페르시아군에게 이용될 수 있는 숨겨진 협로가 있음을 밝히며 레오니다스에게 자신을 전쟁에 참가 시켜줄 것을 요청합니다. 레오니다스는 그가 방패를 제대로 들지 못함을 이유로 전투에 참가시켜줄 수 없다고 하는데, 이에 반발한 에피알테스는 배신을 예견하며 오열합니다.

[역사에 고증한 영화이지만, 100% 사실만을 다룬 영화는 아니기에 (만약 그렇다면 다큐멘터리가 되었겠죠) 역사와는 다른 부분도 더러 있겠지만 만약 레오니다스가 에피알테스를 거부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페르시아군에게 샛길을 가르쳐주고 스파르타군의 고립을 초래한 것을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페르시아 대군 앞에 언젠가는 무너졌겠지만, 스파르타 자체적으로 파견할 원군이 올 때까지 용감했던 300여명의 스파르타군은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한편 본국에서는 또다른 배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원로원 의원 Theron (이하 테론) 이 자신의 동의표를 빌미로 고르고의 몸을 요구합니다.

[테론이 고르고를 위협하며 귓속말로 내던지는 말이 나중에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언제냐고요? 곧 이어지게 됩니다.]

용감하게 싸우는 스파르타 300 정예군과 레오니다스. 전진에 전진을 거듭하는 스파르타군의 용맹함 앞에 페르시아군은 밀리기만 합니다. 좁은 지세를 잘 이용해서 싸우면 머릿수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특히 쏟아지는 화살 아래에 방패에 몸을 숨기는 모습은 장관이지요. 하지만 지속적인 사상자를 막을 수는 없는 법. 함께 출전했던 아들의 죽음을 목격하는 아버지(스파르타군 캡틴)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합니다.

눈을 다쳤던 병사, Dilios (딜리오스)는 후퇴하는 테스피스군과 함께 본국으로 돌려 보내집니다. 레오니다스는 그에게 목걸이를 고르고에게 전해달라며 맡깁니다. 따로 전할 말은 없이 말입니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전투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밀리지 않는 스파르타군에 내심 기뻐하며 흥분하던 관객들이 이 한장면을 통해 급속도로 침울해지게 됩니다. 저도 눈물이 샘솟는 것을 차마 막을 수가 없더군요. 이 장면을 통해서, 전쟁은 단순히 적군을 학살하는 일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한가지 우스운 점은, 결국 같은 목숨인데 수없이 죽어간 페르시아인을 보고선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다가도, 스파르타인의 죽음 앞에서 침울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영화란 참 일방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는 것 같네요.

레오니다스가 따로 남기는 말 없이 딜리오스에게 목걸이를 맡기는 장면은 스파르타군이 얼마나 감정을 억누르는지 잘 알 수 있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큰 전투를 앞두고 자신을 약하게 할 수 있는 모든 요인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한편 원로원 앞에 서게된 고르고 여왕. 열정적인 연설로 원로원을 설득해보려 하지만, 동의표를 약속했던 테론이 막판에 배신을 합니다. 여왕이 자신에게 몸을 팔았다는 것을 발설하며 창녀같은 여자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며 끌어내라고 요구합니다. 테론의 추악함에 치를 떨던 고르고, 옆 사람의 칼을 빼들고선 테론을 찔러버립니다. 그러고는, 일전에 테론이 고르고에게 속삭였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 줍니다.

[“…you’re not going to enjoy this. I’m not your queen…” 스파르탄 여인이 남성에 뒤지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배신자의 말로가 처참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테론의 몸에서 굴러나오는 황금 주화는, 영화 초반부에 등장했던 신관들에게 건네졌던 주화와 동일한 걸로 생각됩니다.]

결국 장렬하게 모두 전사하는 300 스파르타군. 온몸으로 화살을 받아내며 최후를 맞는 그들이 있었기에 온 그리스 반도는 연합하여 페르시아 대군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끝에 목걸이를 건네 받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고르고. 열성적인 연설을 통해 스파르타 전국민과 그리스 반도 전체와 함께 싸우는 딜리오스를 뒤로 하며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마지막 목걸이를 건네 받는 장면에선 다시 한번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더군요. 온 몸에 화살을 꽂으며 한명 두명 스파르타 군이 쓰러질때마다 제 두 눈은 더더욱 충혈되어 갔습니다.]

끝으로,

괜히 너무 길게 주저리 쓴 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평소에 영화를 잘 보는 편이 아니라서 깊은 리뷰를 쓰는 건 힘들었고, 그냥 보는 내내 계속 떠올랐던 생각을 최대한 조리있고 앞뒤 맞게 연결해보려 했습니다.

영화 자체는 너무나도 만족스러웠어요. 초반에 수군거리는 관객들이 있어서 불만이었긴 하지만, 영화가 무르익으면서 다들 깊이 몰입한 덕분에 저도 조용히 잘 볼 수가 있었습니다. 🙂

전쟁이 항상 그렇듯, 제 3자의 눈으로 보기엔 추악하고 잔인한 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찌르고 베고 치고 차고, 온갖 야만적인 행위들이 공공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결국엔 한 쪽을 선택해서 응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의 경우 지키는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침략하는 쪽은 결코 정당한 이유를 지닐 수 없기에 지키는 쪽이 정의가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본 영화 300도 마찬가지였구요.

300에서 스파르타는 지키는 쪽으로 나옵니다. 국가 자체가 힘을 원천으로 하기에 노예제도도 인정하고 있고 여타 국가를 침략하는 것은 이 시대에 흔한 일이었기에 스파르타가 침략하는 쪽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허다했겠죠. 그래도 이 영화에서는 스파르타가 고전적인 ‘정의는 승리한다’역을 솔선해서 맡게 되었네요. 그들의 호전적인 성격도 성격이지만, 자유를 염원하는 생각은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었기에 더 그런것 같습니다.

3번의 배신 (신관, 테론, 에피알테스) 을 통해 끝끝내 장렬히 전사했던 레오니다스 국왕과 그를 따르던 300 정예병들. 페르시아의 대군 앞에서 끝끝내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던 스파르타군. 후퇴를 모르던 그들의 뜨거웠던 열정은 오랫동안 제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

11 Replies to “300 영화 감상기”

  1. 왠지 다 쓰고 나니 혼자서 완전 소설을 쓴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아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많을 겁니다. orz

  2. 엄청난 길이..저는 개봉날 봤기에 리뷰글 한 70%만 읽었습니다. (너무 길어요!!!)

    영화는 진짜 만족스러웠는데, 여친 왈: 대부분 여자 관객을 보면 (개봉날에는 몇명 없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남자한테 끌려온 사람이 많은거 같다. (후후 누구를 포함해서;;;;)

    저는 300도 진짜 잼있게 봤지만, transformer 를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혹시 트래일러를 아직 못 보셨다면 사이트 가셔서 한번 보세요. ^^

    1. 오옷 그래도 70%나! 읽으셨군요 😀

      제가 보러 갔을 때도 여자 관객들은 1/3 정도 되는 것 같더군요. 물론 대부분이 말씀하신대로 ‘끌려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Transformer라.. 한번 생각해봐야 겠네요. ^^

    1. 크 굳이 안 읽으셔도 됩니다 😛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점이 너무 많아서 일일히 다 적으려다보니 꽤나 길게 되어버렸어요. ^^;

  3. 안녕하세요 효민님! 저도 어제 300 봤는데 리뷰 정말 자세히 써주셨네요~ 어떻게 다 이런걸 세세히 기억하시는지.. 대단+_+)!! 잘 읽었습니다~ 추가로 그 금화는 페르시안의 왕 얼굴이 그려져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래서 전 테론이 페르시안군 쪽에서 돈을 먹고 음모를 꾸민거라고 생각했었어요.

    1. 다른 분들의 리뷰도 조금 읽어봤는데, 다들 주화에 페르시아 왕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고 지적하시더군요. 아마 제가 영화 초반부의 내용을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레오디나스가 바닥에 던진 주머니에서 굴러나왔던 주화가 테론의 품에서 굴러나온 주화랑 똑같았다고 생각했는데,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이래서 영화는 한번 봐서는 안된다는 건가 봅니다. 😀

  4. CG에서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아들이 죽어 무릅 꿇으면서 쓰러지는 장면에서 상반신 몸의 출렁임 이었습니다. 마지막 크래딧 무비도 신선했습니다. 흡사 게임 엔딩 장면처럼요..

    1. 슬로우 모션으로 서서히 지나가는 장면 하나 하나가 마치 관객들로 하여금 서서히 전쟁이란 이런 것이다, 너희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승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근육 하나 하나가 흔들리는 모습은 압권이었기도 하구요. 🙂

  5. 검은색 가죽팬티와 빨간 망토, 그리고 에잇팩의 근육만으로 충분히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 역사적으로 볼 때, 그 당시 페르시아제국은 문화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상당히 발달되어 다른 국가들과의 교류가 침략만으로는 이루어졌다고 보지 않은데… 영화의 특성상, 선이 있으면 악 또한 존재해야한다는 식때문에, 결국 스파르타인들을 선으로 보이고 싶은 일종의 수단인거 같다. 하지만 나 역시도 관람중에 300명의 스파르타용사들의 편을 들 수 밖에 없었지. 영화가 그런식으로 가는데 관객 심리가 그렇게 만들어질수밖에 없지. 어찌보면 당연한거겠지만 후후.

    그리고 나름대로 300명의 정예군사들이 보여준 전술적인 측면은 훌륭했다고 본다. 페르시아의 인해전술때문에 결국 모두 전사하게 됬지만 초반 두세번의 전투에선, 나레이터가 말한거처럼, 3명의 군사들만 (2명이었나;) 목숨을 잃지. 반면에 페르시아 군대에서는 엄청난 높이와 두께의 인간 담을 쌓을 수 있을만큼의 군사들이 죽고 ㅋㅋㅋ

    어쨋거나, 나의 결론은… 비교적 단순하고 당연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라인을 입이 떡 벌어질만큼의 비주얼과 영상미로 커버함으로서 영화가 끝날때까지 관객을 집중케 한 감독의 연출력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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