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V for Vendetta 감상후

음, 일전에 V for Vendetta (이하, 벤데타) DVD를 구입하고선 겉봉을 뜯지도 않고 묵혀두다가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네요. 뭐 2번째 보는 것인지라 처음에 느꼈던 감흥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잘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

길게 영화 줄거리를 쓸만한 능력은 못되고, 간략히 제 소감만 말하자면, 간단히 보고 넘어갈 만한 영화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영화자체가 복합적인 생각을 요구한다기 보다는, 담고 있는 주제 자체가 조금은 무겁기 때문입니다. 북미 고등학생이라면 한번 쯤은 꼭 읽어봤을 1984나, The Handmaid’s tale에 담긴 디스토피안적인 미래가 주제이기에 평소 정치에 불만이 많으셨던 분들은 흥미롭게 보실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주인공, V의 사상을 역대 영화중 손에 꼽을만한 아스트랄한 사상이라고 여기시는 분들도 꽤 되는 걸로 압니다. 하지만, 전체주의에 맞서서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하는 사회가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상은 적어도 제게는 그렇게 아스트랄하게 느껴지지는 않군요.

영화 도입부에서 V의 등장신은 화려한 액션보다는 숨돌릴 틈도 없는 그의 장황한 소개에 더 놀라게 됩니다.

[Excerpt from Wikipedia] Voilà! In view, a humble vaudevillian veteran, cast vicariously as both victim and villain by the vicissitudes of fate. This visage, no mere veneer of vanity, is a vestige of the vox populi, now vacant, vanished. However, this valorous visitation of a bygone vexation stands vivified, and has vowed to vanquish these venal and virulent vermin vanguarding vice and vouchsafing the violently vicious and voracious violation of volition. The only verdict is vengeance; a vendetta held as a votive, not in vain, for the value and veracity of such shall one day vindicate the vigilant and the virtuous. Verily, this vichyssoise of verbiage veers most verbose, so let me simply add that it’s my very good honor to meet you and you may call me V.
– V’s introduction to Evey

솔직히 영문이든 한글이든 자막이 없이는 V가 내뱉는 단어 모두를 일일히 하나 하나 이해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뜻이 어찌되었던 간에 쉴새 없이 내뱉는 V단어에 그냥 놀랄 뿐이지요. 🙂

정부에 대항하는 과격파

항상 궁금하게 여기는 것이지만, 영화상에서 등장하는 경찰들은 Antagonist (적대자) 또는 악당으로 취급해야 할련지 아니면 민간인으로 해석해야 할련지 갈등이 생깁니다. 영화내내 V에게 얻어맞고 칼에 찔려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는 경찰들이 죽을때마다 환호성을 내질러야 하는지, 불쌍하다는 동정심을 느껴야 할련지 말이에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총대를 겨눌수 밖에 없는 사실이 현실이든 어찌되었던, ‘정부’를 상대로 항상 V는 과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찌르고 베고 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억눌려 있는 국민들의 폭팔할 것 같은심정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여성에게는 친절하다

나탈리 포트만 (이하, Evey) 같은 미녀라면 누구나 친절해질 수 밖에 없겠지만, 그게 요지는 아니고 (웃음), 악역을 자청해서라도 여성에겐 친절과 미소로 (가면일지라도)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간에 Evey를 삭발해버리는 악행은 감히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긴 하지만, 그녀를 강하게 만들려는 V의 심정은 어느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앞치마를 두른 V의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럽습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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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분홍색: 분홍빛 볼터치는 중요 포인트

불사신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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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IME

승리(Victory)를 표현하기도 하는 V마크. V의 무술 솜씨는 일품이지만,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그의 마지막 발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무수히 쏟아지는 총알 세례후에도 우두커니 일어서선, ‘My time’ 을 외치며 끝끝내 다 쓸어버리는 통쾌함은 영화가 종반을 치달으면서 뜨거워져만 가는 열기와 잘 어우러집니다. 마치 악당을 쳐부수는 주인공에게 환호성을 지를 것 같은 분위기랄까나요.

사상과 이상을 국민들의 마음속에 직접적으로 구체화시켜준 V. 수많은 V (가면을 쓴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약속을 끝끝내 지켜보입니다. Evey 가 눈물 흘리는 모습이 가엽긴 하지만, 주인공이 희생해야만 하는 와쵸스키 감독 형제의 이상을 이미 매트릭스를 통해서 여러번 보았기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습니다. 😀

끝으로,

음, 영화내내 액션과 주제외에 제 눈길을 끄는 부분이 몇개 있었습니다.

첫째로는, 리모콘과 전화기(휴대폰)을 겸하는 전자기기. 납작하게 생긴 것이 바 타입의 휴대폰처럼 보입니다만, 리모콘으로도 쓰이기에 실제로 만들어진다면 꽤나 큰 호응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물론 TV와의 주파수 해결 문제등을 고려해보면 쉽지 않아 보입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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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이 별건가

둘째, 나탈리 포트만의 분홍빛 치마! 아아… 비숍이 부럽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었습니다. 별일(?) 못해보고 V에게 죽는 다는 걸 고려해보면 그리 좋은 역할은 아니지만서도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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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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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 나탈리

영화 종반부에 등장하는 엄청난 수의 도미노. 영화 줄거리를 잘 표편한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신의 몸으로 시작된 전체주의에 대한 반항이 군중 심리를 이용해 전 사회의 이념을 바꾸는 도미노 효과. V의 잘 짜여진 각본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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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이 NG나면!?!

6 Replies to “[DVD] V for Vendetta 감상후”

  1. 하하하 나의 글솜씨로 리뷰쓰는건 자신이 없다.
    머리속에 생각은 많긴한데… 표현력이 영 딸려서 ㅋㅋㅋ
    너가 쓰면 내가 댓글은 기~일게 달 수는 있어 후후

  2. 그나저나 이 영화 주연이 휴고위빙인데
    얼굴이 한번도 안나오지 아마?
    매트릭스에 나와서 그런지 싸움은 잘 하더구먼 ㅋㅋㅋ

    1. 관객들에게 얼굴을 보여주질 않는 것에 대해서 한가지 생각한 점이, 엔딩을 두개로 늘여서 (물론 DVD에서만 보여줘도 괜찮고) 두번째 엔딩을, V가 가면을 벗으면서 Evey한테 “I’m your father” 해보는 건 어떨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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