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없는 트랙백, 벽을 향한 소리 없는 외침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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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Track back)은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주요기능 중 한가지로, 간단히 역방향 링크를 자동적으로 생성해 준다. 블로그 이외에 위키위키나 뉴스 사이트에서 제공하기도 한다.

트랙백은 철저한 1인 미디어를 지향하는 블로그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어 소통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누군가의 블로그를 읽고 그에 대한 의견을 자신의 블로그에 써 넣은 후 트랙백을 주고 받으면 원래 글 아래 새로운 글로의 링크가 붙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트랙백을 별로 신통치 않게 여깁니다. 표준/비표준, 원조냐 아니냐를 떠나서 막무가내식의 트랙백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죠.

트랙백 본연의 목적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은 합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글들의 연합, 듣기만 해도 좋지 않습니까? 차후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글들을 차례대로 읽어보는 것 또한 생각 정리에 도움이 많이 될테니, 트랙백 자체가 아예 싫다는 건 아니에요. 제가 트랙백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이유는 우습지만 다음과 같습니다.

옛다. 받아라, 나의 관심
물론 솔직히 약간 어거지끼가 없진 않습니다. 모든 트랙백이 악의를 품고 오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트랙백을 보낼 정도로 글에 관심이 있었다면 또는 글을 조금이라도 읽었다면, 무작정 트랙백을 날리는 것보다는 댓글 한마디가 더 좋지 않을까요? 트랙백에 연결된 글들의 연관성도 중요하지만, 작성자간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면, 트랙백은 단지 바다위를 가로지르는 유리병에 담긴 쪽지 밖에 안됩니다. ‘이 사람은 나의 관심이 필요하겠군’ 하는 노파심에서 보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작성자가 무인도에 고립된 사람이지 않은 이상, 특별히 유리병 속의 쪽지를 일일히 까볼 필요가 있을까요?

자기 방어적인 행동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저는 타인의 글에 트랙백을 걸지 않습니다. 글의 작성자가 제 글을 원할지 안할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남에게 선뜻 보여줄 만큼 뛰어난 글 솜씨를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타인이 원하면 글을 읽으러 오겠지 하는 생각에, 직접적으로 공개한 적은 별로 없네요. 몇번 손에 꼽을 정도로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글의 출처 자체가 해당 블로그에 있지 않은 이상에야 트랙백을 함부로 걸진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요즘 성향이 트랙백은 정보 공유의 연결 고리 보다는, 파도 타기 식이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트랙백이 많은 것 같네요.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을 후려갈겨라 라는 식으로 맞대응 트랙백이 오가는 경우들 또한 수없이 많이 보았습니다. 익명성의 폐해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인터넷 공간의 대표적인 예가 블로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용기는 없으면서, 담장 너머로 욕지거리를 해대는 추태라니, 도무지 곱게 볼 수가 없군요.

한번 쏟아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듯, 날려보내진 트랙백을 되돌리는 방법은 없습니다. 마우스 클릭하기 이전에 한번 더 생각해 봅시다. 과연 상대방이 이 트랙백을 원할련지, 그리고 트랙백을 쏘아 보내는 방법 외에는 의사 소통 수단이 없는 지 말입니다.